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이어 ‘화이트리스트’도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치솟고 있다.

 

21일 이명박 정부가 탄압대상으로 지목한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와 함께 지원 및 육성해야 할 ‘화이트리스트’도 작성해 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0년,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 지시로 자성한 '화이트리스트'는 '반대의 블랙리스트'라고 불리우며 이는 '건전 성향'을 띄는 연예인들을 적어 활발한 활동에 일조했던 문서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의 공익 광고 모델시 이곳에 적힌 연예인들을 우선 섭외하는 방안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일각의 보도에서는 연기자 L씨와 C씨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의 간부로 선발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봉사단체'란 2010년 창립 기념식을 연 '좋은사회를 위한 100인이사회'로 L씨는 이덕화, C씨는 최수종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오늘(21일) 최수종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논란에 휘말린 것에 대해 “속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취지를 듣고는 기꺼이 승낙했다.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었다면 당연히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좋은 일'을 했다가 정권이 바뀐 이후 '화이트리스트'로 분류된다면, 남아 날 연예인이 누가 있겠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내가 화이트리스트에 올랐다면, 그 이후 어떤 혜택을 보았단 말인가. 정치적 세력의 도움을 받아 광고도 찍고, 각종 행사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말인가. 대중이 지켜보고 계신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수종의 억울함 토로와 더불어 먼저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휘말렸던 영화 ‘사선에서’(감독 조규엽) 측이 몇 달 전 밝힌 입장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전체 제작비 45억원 중 96%에 달하는 43억원을 정부 지원으로 충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선에서' 제작사 디씨드는 지난 6월 5일 공식입장을 통해 "제작비 전체를 공적자금으로 지원받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민간투자금은 하나도 없이 국가지원금만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과 달리 총 제작비 예산 65억원에 민간 투자금 22억원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논란과 해명에 대해 판단하는 건 대중의 몫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논쟁이 오가고 있다. 대부분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들의 이름을 공개하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억울한 입장에 이입한 대중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화이트리스트’라는 이름의 편가르기로 한쪽의 활동을 부정적 낙인을 찍게 된다면, 그것 또한 다른 이름의 ‘블랙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볼 타이밍이다.

 

 

사진=SBS 방송 캡처,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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