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헛한 가을바람이 우리네 옆구리를 시리게 만드는 가운데, 영화 팬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데워줄 ‘명잘’ 재개봉 영화들이 하나둘 컴백을 예고했다. 본격적인 나들이철을 맞아 극장으로 발길을 옮겨 훈훈한 옛 감성 속으로 퐁당 빠져보는 건 어떨까.

 

‣ 라스트 모히칸(1992)

1757년 미국 식민지 시대, 부모를 잃은 영국계 백인 나다니엘(다니엘 데이 루이스)은 쇠망해가는 모히칸족의 추장 칭가츠국(러셀 민스)에게 키워진다. 아메리카 대륙을 차지하기 위한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은 격렬해지는 가운데, 나다니엘은 우연히 영국군 사령관의 딸 코라(매들린 스토우)를 구하면서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과 모히칸족의 미래를 위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라스트 모히칸’(감독 마이클 만)은 ‘상남자’ 매력을 발산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 시킨 작품이다. 절절한 로맨스와 야성적인 전투신 등 남녀 관객들 모두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개봉 당시 전 세계적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남자의 계절’ 가을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이 작품이 제격이다. 러닝타임 1시간54분. 15세 관람가. 14일 재개봉.

 

‣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어느 날 밤 도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차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리타(로라 해링)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근처 빌라에 숨어 들어간다. 한편, 헐리웃 스타를 꿈꾸는 베티(나오미 왓츠)는 이모 집에 방문하고 그곳에 숨어있는 리타를 발견한다. 베티는 리타를 돕기 위해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기억 ‘다이안’이라는 인물을 찾아나서는데...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위에 선정된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영화가 품을 수 있는 현실성과 몽환성이 서로 강렬하게 충돌하는 작품이다. 다이안(나오미 왓츠)이란 인물의 시선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현실인지 환상인지 명확한 구분이 되지 않는 상황이 묘하게 짜여지면서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멀미를 일으킨다. 러닝타임 2시간16분. 청소년 관람불가. 10월5일 재개봉.

 

‣ 록키(1976)

필라델피아 뒷골목 4회전 복서 록키(실베스타 스텔론). 고리대금 업자의 하수인 노릇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짝사랑 여인 에이드리언(탈리아 샤이어)과 연인이 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칼 웨더스)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무명의 복서에게 도전권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그 상대로 록키가 지목되는데...

전설의 승부사 ‘록키’(감독 존 G. 아빌드센)가 40년만에 다시 스크린을 찾는다. 삼류 인생을 살아가던 록키가 승패와 상관없이 꿈을 향해 전진하는 스토리를 담아내 전 세계 청춘들에게 인생영화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제49회 아카데미 10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는 등 지난 40년 간 최고의 복싱영화로 자리매김 해왔다. 오랜만에 두근거림을 느끼고 싶은 청춘들에게 최고의 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러닝타임 1시간59분. 12세 관람가. 10월12일 재개봉.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잡지 표지에 실을 다리 사진을 찍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한 사진작가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리고 그곳에 사는 여인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 길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함은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점점 가까워진다. 곧 떠나야 하는 로버트와 떠날 수 없는 프란체스카. 두 사람은 거부할 수 없는 감정을 공유하며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로맨스 명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중년의 사랑과 이별을 품격 있게 다룬 영화다. 서부극의 대명사로 불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들어 멜로에도 능력이 있음을 입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사랑’을 꿈꾸는 가을날, 두 명품 배우의 절절한 로맨스로 대리만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러닝타임 2시간15분. 15세 관람가. 10월25일 재개봉.

 

‣ 원스(2007)

이제 더 이상 사랑은 없을 거라고 믿었던 그 남자(글렌 헨사드). 그리고 삶을 위해 꿈을 포기했던 그녀(마르게타 이글로바). 더블린의 밤거리에서 마법처럼 만남이 시작된다. 헛헛한 마음을 포근히 안아줄 감미로운 하모니가 다시, 가을 바람처럼 밀려온다.

2007년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최고의 뮤직 로맨스로 자리매김한 ‘원스’(감독 존 카니)가 또 한 번 감동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찾아온다. 음악영화 특유의 화려함보다는 수수함과 절제미로 귓가를, 가슴을 살포시 적신다. 이제는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으로 최고의 음악영화 감독이 된 존 카니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만든 영화다. 가을에 꼭 어울리는 감각이 또 한 번 흥행신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러닝타임 1시간26분. 전체 관람가. 11월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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