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방송가에서 사라지며 시청자들을 아쉽게 했던 시트콤이 서서히 부활하고 있다. '예능 드라마'라는 수식어로, 마치 예능과 드라마를 섞은 듯한 구성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15일 첫 방송을 한 금요드라마 '보그맘'은 '엄마가 뭐길래'(2012) 이후 5년만에 MBC가 선보이는 예능 드라마다. AI 휴머노이드 로봇 보그맘(박한별)이 아들이 다니는 럭셔리 버킹검 유치원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한별은 로봇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음은 물론, 어색한 로봇말투 연기를 완벽 소화하며 웃음을 주고 있다. 과거 일부 작품에서는 연기력 논란에도 올랐던 박한별이지만, 이번 '보그맘'은 단 2회만 방송됐을 뿐임에도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보는 평이 많다. 현재 '보그맘'의 시청률은 3%대지만 "'병맛'인데 계속 보게 된다" "한 시간이 '순삭'된다" "캐릭터가 다들 살아있다" 등 호평을 얻으며 온라인 화제성이 높다. 과거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세 친구' '하이킥' '안녕 프란체스카' 등 다양한 작품으로 '시트콤 명가'라고 불렸던 MBC의 저력이 발휘됐다는 평이다. 

올해 시트콤 부활시대를 먼저 연 작품은 7월 종영한 40부작 SBS '초인가족 2017'이었다. 평범한 회사원, 주부, 학생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담아낸 가족 시트콤으로, 직업 등 캐릭터의 면면이 화려한 기존 드라마들과는 사뭇 달랐다. 웃음코드가 녹아있으면서도, 따뜻한 감동까지도 모두 잡으며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했다. 

시트콤은 일상 속 웃음 포인트로 시청자들을 시원하게 웃겨주면서도, 여러 캐릭터의 이야기를 깊이있게 다루며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재미를 준다. 사회에 대한 풍자도 빼놓지 않는다. 이런 '예능 드라마'의 상승세는 최근 '개그콘서트' 등 코미디쇼의 부진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모은다.

 

 

방송을 앞둔 새 프로그램들도 있다. 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고백부부'는 10월 13일 첫 방송을 한다. '고백부부'는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38살 동갑 부부가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 '인생 체인지'를 시도하는 내용이다. 웹툰 '한번 더해요'를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코믹연기에 능한 장나라, 손호준, 허정민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방송된 코믹드라마 '마음의 소리'를 맡았던 하병훈 감독과 권혜주 작가가 다시한번 뭉쳤다. 

김병욱표 시트콤을 기다렸던 팬들에게 반가울 소식도 있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하이킥' 등으로 유명한 김병욱 PD는 TV조선 새 시트콤 '영규야'(가제) 기획에 참여한다. 김병욱 PD의 부사수였던 김정식 PD가 연출하고 '하이킥' 시리즈의 이영철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박영규, 박해미 등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규야'는 올 하반기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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