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아궁 화산 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으며, 당시 인근 주민 110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진 곳이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23일 아궁 화산을 최고 수준의 화산 경보인 '위험'으로 발령했다. 또한 24일 하루 동안 아궁 화산 지하에서 모두 920건의 하산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일 화산지진 발생건수(447건)의 배가 넘는 횟수다.

이에 당국은 발리 아궁 화산 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분화구 반경 6~7.5km였던 대피 구역을 반경 9~12km로 확대했다. 당국이 선포한 대피구역 내에는 주민 24만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까지 3만5000명이 화산 주변 지역을 벗어나 임시대피소로 이동했다. 또한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마스크를 대량으로 준비하고 비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궁 화산의 위치는 발리섬 관광 중심지인 덴파사르와는 45km,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는 58km가 떨어져 있다. 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 쿠타와 스미냑 지역과는 60여 km 거리다. 때문에 현지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신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발리는 국내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라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관광객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여전하다. 이에 따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우리 교민과 여행객들에게 화산 주변으로 이동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호주와 싱가포르는 자국민에게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한편 최장 열흘에 이르는 추석 황금연휴 기간 동안 발리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은 현지 상황을 지켜보는가 하면 항공사와 여행사로 일정 취소를 문의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 SBS뉴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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