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동 고등학생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던 이들이 경찰의 강압수사를 주장했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05년 발생했던 구의동 고등학생 한인택 군이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다뤘다. 사건은 동급생간에 학교폭력으로 인한 원한에서 벌어진 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피의자 김군은 증거불충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 당일 목격자도 있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생 윤씨는 당시 한군이 두 명의 남자에게 쫓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지목돼 체포된 용의자를 보고도 당시 쫓던 학생들이 맞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여기엔 오류 가능성이 있었다. 경찰이 수갑을 찬 피고인 김군 한명만을 윤씨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범죄심리분석가는 "수갑을 찬 피고인을 봤을때 범인일 수 있겠다 생각하게 된다. 무고한 사람이 유죄 판결난 사례중 90% 가까이가 목격 진술의 오류에서 잘못 지목된다"고 이번 사건 역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가 경찰에게 했던 증언이 시간이 갈수록 명확해지는 것 역시 의아하다고 했다. 최초 진술에서는 용의자의 얼굴을 잘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추후 얼굴을 지목했다. 못봤다던 신발을 얘기하기도 했다. 경찰의 질문에 따라 잘못된 정보로 기억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당시 범인으로 지목됐던 김군을 찾아갔다. 김군은 경찰에게 자백을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자꾸 이러면 너희 아버지도 구속시켜야겠다'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결국 경찰이 원하는대로 진술서를 쓰고 부모님을 만난 후에야 용기를 얻어 범행을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무혐의로 먼저 풀려난 정군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김군은 "왜 정군은 먼저 풀려났냐 물으니 '그냥 단순 공범이야. 죽이는거 보지도 못했다는데'라더라"며 어의없어했다.

제작진은 정군도 찾아갔다. 그는 제작진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정군의 친구는 당시 경찰조사를 받고 돌아온 그의 모습에 대해 폭행당한 흔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도 그 사실은 인정했다. 

친하지 않던 정군과 김군이 용의자로 함께 몰린건 두 사람이 한인택 군을 쫓아가는 것을 봤다는 철수(가명)군의 증언 때문이었다. 그는 사건 다음날 참고인 조사를 받던 당시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보복이 두려워서 그랬다'며 경찰에 진술했다.

제작진이 철수군을 찾아갔다. 가족들은 철수군이 본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철수군의 아버지는 "귀싸대기를 막 때렸다더라"라며 경찰에게 강압수사를 받았다고 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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