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객 612만명을 돌파하며 유례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킹스맨'의 매튜 본 감독이 새로운 시리즈 '킹스맨: 골든서클'(이하 골든서클, 27일 개봉)로 국내 스크린에 귀환한다. 26일 오후 5시 역삼동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상영실에서 매튜 본 감독의 화상 라운딩 인터뷰가 개최됐다. 이날 인터뷰에서 매튜 본 감독은 초지일관 담백한 어투로 영화 소개부터 시작해 제작 과정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를 둘러싼 여론에 대한 생각 등을 밝혔다. 

 

Q. 언론 시사 이후에는 진화된 비주얼이 호평을 받으면서도 캐릭터 활용 면에선 아쉽다는 평이 나오기도 한다. 감독으로서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한가.

A. 개인적으로 100% 만족한다. 사람들이 싫어하든 좋아하든 의견이 갈리는 게 좋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사랑에 빠질 거고, 어떤 사람들은 정말 싫어할 거다. 첫번째 작품을 좋아한 관객들이라면 좋아하실 거 같고 싫어한 관객들이라면 이번에도 역시 싫어하지 않겠나.

Q. '킹스맨: 골든 서클'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이번 영화의 메인 테마는 재미, 그리고 탈출기다. 에그시와 해리를 비롯해 각각의 캐릭터를 향한 팬들의 애정이 상당한데, 이 캐릭터들이 이번엔 완전히 새로운 여행을 가는 게 관전 포인트다.

 

Q. 속편을 만들지 않기로 유명하다. '킹스맨'은 속편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A. 난 킹스맨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한다. 다른 누군가가 '킹스맨' 이후 시리즈의 감독을 맡아 제작하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킹스맨'에 출연한 배우들도 사랑하게 됐고, 이후의 스토리 또한 전달하고 싶었다. 사실 속편을 만들지 않겠다는 원칙이 있기 보다는, 지금까지 속편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Q. 스테이츠먼트 요원으로 등장한 채닝 테이텀이 기대보다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혹시 3편을 고려한 캐스팅인가.

A. 그렇다.

 

Q. 전편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여성들을 성적으로 대하는 유머코드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감독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A. 일단 나는 문제가 된 장면들이 성차별주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당 장면들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는 게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골든서클'에서 지적되는 장면 또한 20초전까지만 해도 여성이 오히려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편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에서의 머리 폭발 장면에 대해선 아무런 반론도 없었으면서 추적기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나오는 현상이 재밌는 것 같다.

Q. 극장판은 러닝타임이 2시간 20분이지만, 원래는 3시간 40분이었다던데 감독판 개봉 의향이 있나. 

A. 모르겠다. 감독판이 나올지 그 여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거 같다. 편집된 장면들 중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부분들이 많긴 하지만. 우리는 멀린과 진저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 포피의 더 많은 이야기, 해리가 트레이닝하는 장면들을 편집해야 했다.

 

 

Q. 킹스맨의 스핀오프를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다룰 예정인가.

A.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우선은 관객들이 '킹스맨2'를 좋아해주셔서 '킹스맨3'가 나오길 바랄 뿐이다. 스핀오프는 팬분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그때 가서 결정할 사항 같다. 간혹 프랜차이즈 영화의 경우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더는 그 프랜차이즈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나는 일단 3편부터 생각하고 스핀오프는 천천히 두고보고 싶다.

Q. 전편에서 죽었던 해리가 '골든서클'에서 재등장한다. 안 돌아올거라고 말하던 것과 달리 이렇게 재등장시킨 이유가 무엇인가. 

A. 스토리텔링의 힘은 어떤 것이든 풀어나갈 수 있다는거다. 해리의 죽음은 날 너무 슬프게 했다. 그를 다시 불러내고 싶었고, 내가 콜린 퍼스와 다시 일하고 싶기도 했다. 관객들 역시 해리를 보고싶어할 거라고 생각했다. '킹스맨'을 보더라도 해리가 있는 '킹스맨'을 더 보고 싶어할 거고, 해리가 더 이상 없으면 안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Q. 전작의 경우 음악과 액션의 완벽한 매치로 인상적인 장면이 수두룩했다. '골든서클' 역시 마찬가지인데, 음악의 선곡 기준이나 과정이 궁금하다.

A. 음악은 내게 첫사랑과 같다. 나는 사실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 영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작곡하는 것도 좋아하고, 기존에 있는 트랙들을 장면에 맞게 딱 떨어지도록 선곡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것은 내가 즐기는 취미 중 하나가 됐고, 내게 큰 행복감을 준다.

Q. 큰 화제를 흩뿌리고 있는 엘튼 존은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A. 전편에서도 엘튼 존에게 작품 출연 의사를 물어봤는데 그때는 싫다는 답변을 들었다. 굉장히 후회하더라. 2편에서도 불렀더니, 이번에는 그가 좋다고 했다. 엘튼과 일을 해보니, 그가 정말 프로페셔널하고 훌륭한 배우라는 걸 느꼈다. 내가 엘튼을 원했던 이유는, 영화에서 그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걸 보여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엘튼 존에게서 예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굉장히 화제가 될 것 같았다.

 

Q. 전편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 '골든서클'을 선보이게 된 소감은? 

A. 긴장되고 즐겁다. 내가 이 인터뷰에 참석하는 이유는 정말 한국에게는 다른 나라에서 못 느낀 감사함을 느껴서다. 한국이 아닌 다른 어떤 국가에서도 이런 세션을 갖고있지 않다. 테런 에저튼, 콜린 퍼스 등 배우들이 말하길 한국은 정말 대단했다더라. 내가 정말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발이 부러져서 한국에 직접 가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직접 가도록 하겠다. 

 

 

사진 = 호호호비치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