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업계에 ‘지역 스토리텔링’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 이야기’를 담은 식품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는 중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상품성 그 자체보다 상품이 지닌 특별한 이야기에 지갑을 여는 요즘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에서 기인한다. 각 고장 고유의 지역 스토리텔링은 해당 지역 출신 소비자들에게는 공감과 향수를, 타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호기심과 신선함을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 중인 홍두당 정성휘 대표는 “음식과 연계된 지역의 향토자산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각 고장의 문화·관광 산업과도 연결될 수 있다”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각 지역의 이야기와 맛을 담은 먹거리를 내세운 음식관광 분야가 외식산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어묵 브랜드 ‘삼진어묵’은 부산의 상징적인 공간인 부산역과 영도를 모티브로 한 어묵세트 ‘부산역의 추억’과 ‘바람이 그린 영도’를 선보였다. 도시락 콘셉트의 세트 제품이다. ‘부산역의 추억’ 세트는 새우땡, 도깨비 방망이, 한입 어묵, 베이컨땡, 미니 파프리카 등 삼진어묵의 인기 어묵으로 구성됐다. ‘바람이 그린 영도’세트는 1953년 부산 영도에서 시작한 삼진어묵의 선물세트로 오징어볼, 새우땡, 메추리알, 미니 몽떡말이, 고추장땡, 미니 떡말이 등 어묵 본연의 맛을 살린 제품들로 구성됐다. 이 제품은 부산역 1층의 삼진어묵 직영점과 영도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데다 100% 수제어묵만으로 이뤄졌다.

한식 캐주얼 다이닝 ‘본죽&비빔밥카페’는 지난달 독도 인근 바다에만 서식하는 향토 식재료 콩깍지고둥과 독도꽃, 참새우를 활용한 독도 한정 메뉴 2종 ‘독도콩깍지고둥죽’과 ‘독도새우해물솥밥’을 선보였다. 독도콩깍지고둥은 울릉도 현지에서만 즐기던 지역 명물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독도 한정 메뉴 2종은 독도산 해물을 가득 넣어 청정 바다의 맛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메뉴로, 3만 그릇 한정 판매한다.

또한 본아이에프는 지난 3월 울릉군과 특산물 보급 확대 및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쉽게 맛볼 수 없는 독도산 해물과 울릉도 식재료를 대중적인 메뉴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 명물빵 ‘근대골목단팥빵’의 ‘야프리카빵’은 여름이 유독 더운 대구를 일컫는 신조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와 ‘야채빵’을 합친 이름이다. 대구를 상징하는 지역특산 메뉴로 개발돼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파프리카, 당근, 양파, 옥수수 등 각종 채소와 햄을 버무린 속재료를 반죽에 가득 채운 후 오븐에 구워내 달지 않고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채소의 아삭한 식감과 햄의 풍미가 생생한데다 달거나 기름지지 않아 많이 먹어도 큰 부담이 없다. 지역 특산빵답게 속재료에 사용하는 채소는 대구 지역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7월 전국 각 지역별 특색이 살아있는 유명 먹거리를 담은 '맛8 도시락' 시리즈를 내놓았다. 전국 팔도를 대표하는 먹거리의 맛을 팔로우 한다는 의미다. 이달까지 △춘천식 숯불 닭갈비 도시락, △언양식 바싹 불고기 도시락, △보성녹돈고추장 불고기 도시락, △부산식 매콤 고등어조림 도시락, △군산오징어 도시락, △전주식 한상 도시락 등 6종을 선보였다. 특히 전주식 한상 도시락은 지역 특색을 살리고자 구절판 모양 도시락 용기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도 담양, 무안, 속초, 양양 등 각 지역별 맛8 도시락 시리즈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지난달 제주 지역 15개 매장에서 한라봉과 말차, 호지차 등 제주도 대표 특산물을 활용한 제주 한정 메뉴 음료 6종과 푸드 3종 판매를 시작했다. 제주 전용 음료는 △제주 한라봉 그린 티 셔벗, △제주 여름 레모네이드, △제주 말차샷 라떼, △제주 호지샷 라떼, △제주 말차샷 크림 프라푸치노, △제주 호지샷 크림 프라푸치노 등 6종이며, 전용 푸드는 △제주 감귤 치즈 케이크, △당근 현무암 케이크, △ 한라봉 오름 데니쉬 등 3종이다.

스타벅스는 국산 원재료를 활용해 한국적 특색을 살린 제품을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우리 농가 동반 성장과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주 지역 특색을 담은 전용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