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보잉보잉’으로 데뷔해 무대 연기만 8년, 2017년 ‘김과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매체 활동을 이어온 김선호가 tvN ‘스타트업’으로 대세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서사부터 캐릭터까지 다 몰아줬다고 평가받는 ‘한지평’을 만난 행운도 있지만 기회를 온전히 자기것으로 만든 건 김선호의 연기력이다.

‘스타트업’이 기폭제가 됐지만 조정석과 투톱으로 호흡한 ‘투깝스’, 로맨스 재질 남주로 우뚝 선 ‘미치겠다, 너 땜에!’,  인물의 감정선부터 연기상대와 호흡까지 안정적으로 그려낸 ‘유령을 잡아라’ 등 김선호는 매 작품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온 배우. 여기에 ‘1박 2일 시즌4’를 통해 보여줘온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해지며 포텐셜이 배가됐다.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김선호는 종영소감을 통해 ‘스타트업’, 그리고 한지평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스타트업’이라는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 함께한 사람들이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좋으신 분들이라 조금의 무리도 없이 행복하게 작품을 끝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끝이라니 참 아쉬워요. 지평이를 못 만난다는 아쉬움이 너무 커요”

약 8개월간 한지평으로 살아온 김선호는 ‘스타트업’ 출연 계기로 박혜련 작가를 꼽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를 재밌게 봤다는 김선호는 “박혜련 작가님의 오랜 팬”이라고 밝혔다. 또 오충환 감독이 연출한 ‘닥터스’, ‘호텔델루나’ 역시 김선호의 마음을 움직인 부분 중 하나.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글, 바로 대본에 있었다.

“대본을 보니 글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어요.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함께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많은 팬들이 인생캐로 꼽는 한지평과의 싱크로율에 김선호는 선뜻 50%를 말했다. 김선호는 “'한지평'이라는 인물을 제가 연기했으니 50% 정도 아닐까 싶어요. 지평이처럼 남들한테 차가운 말도 잘 못하고, 실제로는 좋은 집? 좋은 차도 없지만, 그래도 저라는 사람이 연기했으니 절반 정도는 저의 모습이 묻어나지 않았을까 싶어요”라고 설명했다.

16부작의 긴 호흡 속에서 김선호의 마음에 남은 명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김선호는 한지평 서사의 도입부를 잘 열어준 남다른이 연기한 ‘어린 지평’과 최원덕(김해숙)이 헤어지던 장면을 꼽았다.

“1회에서 '원덕'이 어린 '지평'이에게 신발끈을 묶어주고 나서 ‘성공하면 연락하지마. 부자 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마.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마.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오는 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곰탱이처럼 맞지 말고 그냥 와’라고 이야기해주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지평이로서도, 시청자로서도 가슴이 참 아프면서도 좋았던 거 같아요”

마치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처럼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줬던 최원덕. 인간 김선호의 인생에도 최원덕 같은 인물이 있는지 물었다.

“너무 많아요. 저라는 한 사람이 잘한다고 지금처럼 배우 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다른 건 몰라도 저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저한테 '최원덕' 같은 분이 너무 많아요”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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