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한국문학의 기수 한강(47)이 5·18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로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채식주의자)에 이은 두 번째 쾌거다.

 

 

이 상은 ‘쿠데타의 기술’ ‘망가진 세계’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가 쿠르치오 말라파르테(1898∼1957)를 기리기 위해 1983년 탄생했으며, 스트레가 문학상 등과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 작가는 말라파르테 문학상 20번째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탈리아 ANSA통신에 따르면 한 작가는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 섬의 유서 깊은 수도원 체르토사 디 산 자모코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존엄과 폭력이 공존하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가 광주가 될 수 있다”며 “이 책은 나를 위해 쓴 게 아니며, 단지 내 감각과 존재, 육신을 (광주민중항쟁에서) 죽임을 당한 사람, 살아남은 사람, 그들의 가족에게 빌려주고자 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에서 벌어진 5·18 광주민중항쟁을 배경으로 계엄군에 맞서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참혹한 운명을 그렸다. 소설이다. 이탈리아 출판사 아델피에 의해 ‘인간적인 행위’를 의미하는 ‘아티 우마니’(Atti Umani)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4일 이탈리아에서 출간됐다.

말라파르테 문학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197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소설가 솔 벨로, 199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나딘 고디머, 희곡 작가이기도 했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프랑스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 미국 작가 수전 손탁 등이 있다.

폭력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으로 풀어내는데 가치를 발휘해온 한강은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상처를 응시하는 담담한 시선과 탄탄한 서사” “삶의 비극성에 대한 집요한 탐문” 등의 평가를 받아왔다.

사진=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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