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12월 2일 개봉)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코리안 스케이프: 장편 남자배우상을 받은 하준뿐만 아니라 소주연도 있다. 작은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적인 감정 연기는 보는 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준과 함께 소주연은 ‘잔칫날’의 울림과 여운에 힘을 더했다.

‘잔칫날’은 행사 MC를 보는 경만(하준)이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동생 경미(소주연)를 두고 마을 잔치 MC를 보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주연은 혼자 쓸쓸히 식장을 지켜야하는 동생 경미 역을 맡아 외롭고 슬픈 캐릭터의 마음을 오롯이 전한다.

“BIFAN에서 4관왕을 탔다는 소식을 듣고 길에서 소리질렀어요.(웃음)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어떤 힘이 있었어요. 경미라는 캐릭터도 맡고 싶었죠. 어느 순간 이 작품이 제 마음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더라고요. 오디션 볼 때 경미가 경만에게 욕하는 대본을 받고 연기했는데 실제로 눈물이 났어요. 김록경 감독님이 놀라셨죠. 솔직히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순간 바로 경미에 감정이입된 것 같아요.”

“경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당황했을 거예요.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게 처음이라고 설정했거든요. 관객분들이 경미를 보면 외롭고 쓸쓸하고 답답하실 거예요. 오빠 경만은 돈을 벌러 갔는데 동생 경미 혼자 식장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며 외로운 싸움을 해야하니까요. 그 상황 속에서 경미가 능동적으로 무얼 하기 보다는 수동적인 태도를 취할 거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소주연이 ‘잔칫날’에서 연기 포텐을 터뜨릴 수 있었던 건 김록경 감독과 하준 등 주변 사람들의 조언, 케미 덕분이었다. 수없이 눈물을 쏟아내야 했던 그는 “계산적인 연기가 어려워 상황에 적응해 연기하려고 했어요”라며 “분위기에 휩쓸려 감정을 만들어냈어요”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의 눈물 신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김록경 감독님은 배우이시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연기 디테일을 잘 캐치해주셨어요. 엄청 섬세하시죠. 믿음이 갔던 건 쉽게 오케이를 안 하신다는 것?(웃음) 감독님이 다음에 영화, 드라마를 하시면 언제든지 같이 하고 싶어요. 아버지 염하는 장면이 기억나네요. 이 영화가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여서 감독님이 본인 일화를 말해주며 실컷 울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감독님은 마음껏 울지 못한 슬픔이 남아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이 뭉클하면서도 큰 힘이 됐어요.”

“하준 오빠와 영화 촬영 끝나고 더 가까워졌어요. 호흡은 두 말 할 것 없었죠. 제 촬영 회차가 얼마 없었고 오빠는 많았는데 영화를 보니까 오빠가 잘해냈다는 게 느껴졌어요. 후시녹음할 때 감정이 안 올라와 어려웠는데 오빠 눈물 연기를 보니 자연스럽게 터지더라고요. 나중에는 오빠랑 시트콤을 찍어보고 싶어요. 둘 다 웃음과 재미를 사랑하거든요. 멜로는 음…상상이 안 가요.(웃음)”

소주연은 ‘잔칫날’ 개봉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됐다. 그는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현장에서 보조출여자가 타 현장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혹시 몰라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잔칫날’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기자간담회는 취소됐다.

“저 또한 당황스럽고 놀랐어요. 하지만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기자간담회까지 못해 아쉬웠지만요.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계속 음성이 나오길 바랐어요. 다행히 음성이 나왔고 앞으로도 조심해서 활동해야겠다는 경각심이 들었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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