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어느때보다 정신없이 지나간 2020년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기 좋은 장소가 절실한 요즘이다. 서울관광재단의 소개로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매력 명소들을 간직하고 있는 은평구 힐링명소를 알아본다.

# 봉산에서 맞이하는 아름다운 서울의 일출

봉련산이라고도 불리는 봉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다. 해발고도는 207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산등성이가 길게 뻗어 있어 능선 따라 걷는 재미를 느끼기 좋은 등산 코스를 갖추고 있다. 봉수대에서는 차분하게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

산행 시 가장 쉬운 코스는 수국사 뒤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봉수대로 가는 길이다. 수국사에서 출발하면 코스가 짧아 약 30분만 걸으면 봉수대에 도착할 수 있다.

봉수대가 있는 정상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남산타워를 찾는다. 봉산에서 바라볼 때 겨울철의 해는 남산타워의 왼쪽에서 떠오른다. 인왕산 능선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어보자.

# 피톤치드로 면역력 UP,  스트레스 DOWN...봉산 편백나무숲

은평구는 2014년부터 숭실고등학교 뒤편에 있는 봉산 자락에 편백나무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편백 3000그루를 심었던 것을 시작으로 매년 늘려가 현재는 1만 2000그루가 넘는 넓은 숲을 만들었다. 숲 안에 무장애 산책길, 전망대, 포토존 등 다양한 시설을 조성해 생활공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편백나무 사이로 난 작은 산책로를 따라 숲을 한 바퀴 걸으며 크게 숨을 한번 들여 마시면 힐링을 얻을 수 있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인간의 신체에 흡수되면서 인간에게 해로운 균들을 살균,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로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 유구한 역사와 그 서울 이야기...수국사, 삼천사, 진관사

봉산 자락에 있는 수국사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대웅보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내부 구조는 일반적인 사찰 건물과 마찬가지로 전통 목조법당이지만 건물 안팎을 100% 순금으로 칠해 화려한 황금 법당이 됐다. 대웅보전 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묵언을 통해 수행하는 템플스테이도 가능하다.

북한산 아래에는 진관사와 삼천사가 있다. 은평구 한옥마을 사이에 위치해 천천히 걸으며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사찰 초입에 놓인 삼천교를 지나 계곡 따라 삼천사까지 가는 길은 가볍게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 좋다. 삼천사 경내에 들어서면 골짜기 사이에 자리한 사찰의 멋스러운 풍광이 펼쳐진다. 대웅전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산신각으로 올라간다. 산신각 아래에 있는 병풍바위에 보물 제657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다.

한옥마을에서 진관사로 올라가는 길은 '백초월길'이라 이름 붙었다. 진관사 칠각사에서 발견돼 뒤늦게 빛을 본 태극기와 함께 불교계 독립운동을 지휘했던 백초월 스님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백초월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진관사의 일주문에 도착한다. 일주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마음의 정원이라 이름 붙은 산책로가 나타난다. 진관사에 흐르는 계곡을 따라 데크가 놓여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 북한산과 한옥의 아름다운 조화, 은평한옥마을

은평 한옥마을은 미래지향적인 현대의 한옥을 표현한다. 카페나 음식점, 숙소, 체험 장소 등이 있지만 나머지는 주민들이 사는 주거 공간이기에 에티켓을 지키며 여행해야 한다.

2층 한옥으로 이뤄진 마을 골목을 걷다 보면 북한산이 눈에 들어온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산의 능선과 기와지붕의 곡선이 어우러져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호랑이와 까치가 새겨진 담장이 눈길을 끈다.

한옥마을 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셋이서 문학관과 삼각산 금암 미술관이 있다. 셋이서 문학관은 화경당 건물로 은평한옥마을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한옥이다. 은평 출신 문인인 천상병, 중광, 이외수 작가의 작품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삼각산 금암미술관은 한국 문화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된 미술 작품 전시가 주를 이룬다. 한옥마을의 안내소 역할을 하는 너나들이 센터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한복을 대여해 입어볼 수 있다.

# 은평의 역사와 한옥의 문화,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마을 조성과 함께 2014년 10월에 개관했다. 2층 은평역사실에서는 뉴타운 개발 시 발굴된 유물을 비롯하여 은평구의 역사와 관련된 전시가 주를 이룬다. 3층 한옥실은 한옥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전시로 구성됐다.

한옥의 벽을 이루는 흙은 온도와 습도 조절 능력이 뛰어나고 공기 정화능력이 많아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준다. 창문에 더해지는 한지는 빛과 공기를 투과시키면서 바깥과 실내공기를 조절하는 여과 작용을 한다. 한지를 통해 방 안에 명암을 조절하며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옥에 숨겨진 과학적 설계를 알아보며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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