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과 '킹스맨: 골든 서클'이 추석 연휴 극장가를 꽉 잡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범죄도시'가 의외로 선전 중이다. 지난 3일 개봉한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그린다. 입소문을 타고 개봉 당일부터 3일 연속 좌석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무엇이 관객들을 '범죄도시'로 이끌었을까. 윤계상의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와 시원한 이야기, 스릴 있는 연출도 큰 강점이지만 강력반 형사 마석도를 연기한 마동석을 빼놓고는 이 영화를 얘기할 수 없다. 영화에서 그는 단순 명쾌한 액션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손으로 기절시키는 장면은 현실에 근거를 둔 액션이다. 실제로 턱을 맞으면 사람이 기절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좀 통쾌한 한 방의 판타지로 보기도 하는데 형사들이 보면 '그래 저거'라고 한다. 액션이 아무리 통쾌해도 드라마가 답답해지면 안 되기 때문에 드라마를 가장 신경 썼다. 통쾌함을 최대로 주기 위해서는 장첸이 얼마나 나쁘게 나오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윤)계상이가 200% 해 줬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석 감독과 오랜 친구 사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의 기획에도 참여해 강윤석 감독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10년 넘게 친구였다. 강윤석 감독이 17년 만에 입봉한 거다. 주변 형사들에게 들은 내용을 토대로 여러 조언을 했다. 과거사나 집안 이야기 이런 거 다 빼고 그냥 간결하게 가자고 했다. 악역도 구차한 설명은 빼고 그냥 갔다. 나름의 이유는 있을 수 있겠지만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만 해서 힘있게 만들었다. 의도는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이어 마동석은 '범죄도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재구성하려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친한 형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주변 형사분들이, 영화에 나오는 형사들은 왜 다 일 끝나면 나타나고, 비리 저지르는 나쁜 사람들이냐고 그러더라. 사건 터지면 형사들이 제일 먼저 현장에 가 있다고. 이번에 시사회 때 형사 분들이 100명 넘게 오셨는데 굉장히 좋아하셨다. 마석도같이 범죄자들을 잡아내는 사람들이 실제로도 많다. 범죄자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저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범죄도시'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어렸을 때 형사가 꿈이었다. 배우를 하니까 형사 영화를 하고 싶었다."

트레이너로 생활하던 마동석은 연기에 대한 꿈을 다시 붙잡고 배우에 도전했다. 2005년 '천군'으로 데뷔했으며 13년 동안 다양한 작품 속에서 액션과 코미디를 맡아 왔다. 그는 액션 영화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밝혔다.

"배우로서 '결혼전야'나 '굿바이 싱글', '부산행' 등 다양한 영화를 했다.  나는 원래 액션이 있으면서, 통쾌함을 주는 영화들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 액션 오락 영화가 범죄물 말고는 잘 없다. '범죄도시'는 청소년관람불가지만, 피가 안 나오고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

 

 

범죄물이지만 장면 중간마다 웃음이 터지는 부분들이 많아 두 시간 내내 객석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마동석의 애드리브가 공이 컸다. 그는 "상대방이 세게 나올 때 툭 던져서 설전을 짧게 짧게 했다. 그래야 텐션도 생기고 유머 코드도 같이 가져갈 수 있다. 박지환과는 장난도 좀 치고 그래야 하는데 (대본이) 심심하게 돼 있어서 조금 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손익분기점은 가볍게 넘겠다는 예측이 이어지면서 '범죄도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악역으로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 윤계상의 연기도 주요 관람 포인트로 꼽힌다.

"'비스티 보이즈' 때 몰입하고 열정적으로 하는 걸 봤다. 굉장히 좋은 배우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스펙트럼이 넓고, 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다. 낯을 많이 가려서 그렇지 사람도 좋다. 다들 최선을 다했다. 나도 거의 목숨 걸고 찍다시피 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의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도 10kg 정도 조절했다. 그는 관절 주사와 진통제를 맞으며 연기를 소화하고 있다며 "안 다쳐야 액션도 하고 '범죄도시2'도 만든다"고 웃어 보였다.

 

 

"예전에 운동할 때는 110kg에서 120kg 정도 나갔다. 배우 하면서 살을 90kg 정도로 뺐다. 평상시에는 100kg 정도다. 내가 90kg가 되면 말라 보인다. 골절 수술하면 척추를 근육으로 잡아야 한다. 그런데 살을 빼니까 액션에 지장이 생겼다. 이번엔 액션이 험한 게 많으니 내 원래 근육량과 체중으로, 100kg로 갔다. 또 그게 강력반 형사 캐릭터에도 맞으니까 감독님이 좋다 하시더라."

험상궂은 인상과 묵직한 액션을 소화하지만 마동석의 별명은 '마블리'와 '마요미'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별명이 어색한 눈치였다.

"감사하고 아직도 어색하다. 가끔 중고등학생들이 지나가다가 '마요미'하고 외치는데 인사를 그냥 받아주면 스스로 마요미라고 인정하는 것 같아서 이상하고, 그렇다고 인사를 안 할 수도 없어서 난감하다. 그래서 어색하게 '예예'하면서 지나가는데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거다. 배우로 특출나게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뭐라도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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