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들이 수십년간 무수한 여성들을 성추행 해온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규탄에 나섰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영화 '세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시카고' '아티스트' 등 명작들을 배출한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로, 그동안 페미니즘을 독려하며 여배우들과 돈독한 사이를 이어왔다. 하지만 그런 그가 여배우 및 여직원을 상대로 수십 년 간 성추행과 성폭력을 벌였다는 사실이 최근 폭로돼 할리우드를 충격으로 물들였다.

와인스타인은 그가 설립한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후 "과거 나의 행동이 함께하던 이들에게 많은 고통을 줬음을 인정한다"며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일해온 배우들을 비롯한 할리우드의 유명인사들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와인스타인사가 제작한 '철의 여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메릴 스트립은 시상식에서 그의 업적을 추켜세우며 '신'(God)이라며 칭송하기까지 했다. 스트립은 평소 페미니즘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배우였기에,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더욱 놀란 듯 했다. 

스트립은 9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와인스타인과 관련된 수치스런 뉴스는 그와 작업했던 사람들, 그가 지지했던 선의와 가치있는 대의명분을 함께 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스트립은 "학대를 폭로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용감무쌍한 여성들이야 말로 우리의 영웅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와인스타인의 행각을 왜 묵인한 것이냐는 여론의 의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스트립은 "하비는 맹렬하게 일했고, 가끔 짜증나게 하긴 했지만 일할 때만큼은 점잖았다"며 "그는 매우 프로패셔널했다"고 답했다. 또한 스트립은 "탐사보도 기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수십년간 몰랐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지적했다.

 

와인스타인사가 제작한 '더 리더'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케이트 윈슬렛은 9일(현지시각)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와인스타인을 비판했다. 윈슬렛은 "비난받아 마땅할 역겨운 행동을 저질렀다"며 와인스타인을 향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윈슬렛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비행에 대해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게 믿기지 않을만큼 용감하다"며 "그가 재능 있지만 약한 어린 여성들을 대한 방식은 어떤 직업군에서도 절대 받아들여져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할리우드 대표 페미니스트 배우이자, 마블 '헐크' 캐릭터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마크 러팔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비 와인스타인 비판에 나섰다. 러팔로는 "하비 와인스타인이 벌인 행동은 명백한 성추행이고 권력 남용이자 끔찍한 학대"라며 "내가 지금 이런 학대의 종말을 위한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다른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역시 마크 러팔로의 트위터 글에 동조하며 하비 와인스타인을 비난했다. 

 

와인스타인이 제작한 영화에 다수 출연하며 깊은 연을 이어온 영국 배우 주디 덴치는 뉴스위크에 성명을 내며 와인스타인을 향한 실망을 표했다. 덴치는 "매우 소름이 끼치는 일"이라며 폭로를 감행한 피해 여배우들과 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또 다른 영국 배우 엠마 톰슨 역시 "남성의 포식자 행동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어디에나 있다"며 와인스타인의 비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배우 수잔 서랜든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슐리 주드를 비롯,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배우 애슐리 주드 등을 위로하고 와인스타인의 추문에 입을 연 모든 여성들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배우 줄리안 무어 역시 트위터로 피해 여성들과 입장을 같이 하겠다며 목소리를 보탰다.

 

사진 = FOX뉴스 방송화면 캡쳐, 영화 '철의 여인' '더 리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007퀀텀오브솔러스' '세이빙Mr.뱅크스' '노엘' '킹스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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