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 ‘연애의 발견’,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등 로맨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흥행 기록과 필모를 만들어온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으로 전 세계 시청자 앞에 한국형 크리처를 공개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의 인기 영향도 있지만 지난 18일 공개 이후 한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 국가 넷플릭스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킹덤’에 이어 K-콘텐츠의 대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응복 감독은 뜨거운 반응에 “겁없이 만들었는데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 거 같아서 뭉클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해보지 않은 장르에 대한 욕심도 있었지만, 원작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연출을 하고 싶었어요.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작업 방식을 많이 도입해봐서 좋았어요. 이번 작품은 90% 이상을 세트 안에서 촬영이 진행됐어요. 그러다보니 연기자들과의 호흡도 좋았고 기술적인 실험도 많았어요. 물론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 있어요. 원작이 있다 보니 웹툰과 드라마의 장르적인 부분을 어떻게 같이 가져가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로맨스하면 김은숙 작가, 장르물하면 김은희 작가를 떠올리는 것처럼 감독들 역시 주종목이 있다. 기존과 판이하게 다른 결의 작품을 선택한 데 대해 이응복 감독은 ‘인간’을 중심에 둔 코드가 공통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러브스토리는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의 전통적인 소재고, 계속 (만들어나갈 수 있는) 좋은 장르라고 생각해요. 크리처는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인간애를 담고 있는,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가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어요. '지리산' 역시 산이라는 거대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인간 군상, 인간애, 사랑을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장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살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데서 많이 매력적이었어요. ”

이응복 감독이 처음으로 김칸비/황영찬 작가의 ‘스위트홈’을 접한 건 tvN ‘미스터션샤인’이 끝낸 2018년 연말이었다. 그리고 2년만에 그림 속 괴물이 영상화된 것. 이응복 감독은 “많이 빠져서 읽었던 것 같아요"라며 원작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웹툰원작이 존재하기에 가지게 되는 핸디캡도 있었다.

“원작을 베이스로 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원작 자체를 내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웹툰의 장르적인 특성과 드라마의 장르적인 특성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고민을 했어요. 어떻게 시청자들의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인가, 10시간이 되지 않는 시간에 웹툰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 등이요. 또 웹툰에서는 괴물이 되는 과정이 풍성하게 담겨 있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녹일 것인가 싶었죠. 많이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포인트였던 거 같아요”

‘스위트홈'은 공개와 동시에 정주행한 시청자들 사이에서 벌써 시즌2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물들의 변주가 기대되는 엔딩이었고, 열린 결말이었기 때문. 다만 원작에 충실했던 ‘스위트홈’ 초반과 달리 차현수(송강), 편상욱(이진욱) 등 주요 인물들의 전개가 달라지며 시즌2 제작시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원작에서 다루지 못한 좋은 신들이 많이 있거든요. 대본을 만들 때 원작이 연재를 진행 중이었고, 대본을 다 만들고 나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웹툰 마지막 부분을 보기는 했지만 중간중간을 다 보지는 못했어요. 원작 팬으로서 원작의 좋은 부분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즌2에서 녹여낼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캐릭터나 괴물, 다른 캐릭터들에게 또다른 그린홈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다 풀지 못한 것들은 시즌2에서도 충분히 반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기술적인 도전이 필요했던 작품. 많은 팀들과의 호흡이 필요했고, 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응복 감독은  이 중에서도 안무가 김설진 언급에 “너무 고생을 많이해서 죄송해요”라고 전했다.

“웹툰 원작을 보면서 어떤 움직임이 좋을 것인가,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것인가 비주얼적인 표현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뤘어요. 김설진 안무가의 ‘중력’ 공연을 보고 연근괴물을 부탁드렸어요. 사람인데 괴물처럼 연기를 하더라고요. 김설진씨한테는 분장을 안씌우고 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만큼 표현력이 좋으신 분이세요. 제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바나나를 한두달동안 드시면서 버티면서 몸을 표현하셨더라고요. 크리처 무브먼트를 다른 분들이 하시다가 모자란 부분이 있다 하면 본인이 들어가서 직접하기도 하고 해서 모든 부분의 이야기를 다 나눴다고 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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