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모로코와의 평가전에 1-3 완패를 당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스위스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2-4로 패한 러시아와 평가전에 이어 유럽 원정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연패로 끝났다.

2018 러시아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국가대표팀이지만, 이대로라면 월드컵에서 망신만 당하고 말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다. 본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두고 열린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이 지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모로코전은 양팀 모두 ‘실험’을 했다. 한국 대표팀은 또 한 번 변형스리백을 갈고 닦으려 노력했고, 모로코는 2군으로 한국을 상대하며 선수들의 능력을 체크했다.

하지만 모로코의 실험만 성공적이었다. 모로코는 지난 8일 가봉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최종예선 C조 5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을 당시 선발 명단과 11명 전원이 달라진 구성으로 한국전에 임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에이스’ 유네스 벨한다(갈라타사라이)가 유일하게 한국전에 나선 주전이었을 뿐이었다.

선발 명단 중에는 미드필더 페이살 파이르(헤타페)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 A매치 출전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는 A매치가 10경기 미만 출전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전은 이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는 기회가 됐다.

반면 한국이 실험했던 변형 스리백은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고, 수행력과 완성도에서 향후 활용 가능한 유산을 남기지 못했다. 심지어 러시아전에서 드러났던 윙백 불안 등 전술적 결함은 보수되지 않고 모로코전에 임했다. 그 결과 경기 내내 경기 주도권을 모로코가 쥐고 흔들었다.

모로코와 평가전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불과 8개월 앞둔 한국 축구의 처참한 현실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물론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지만 문제는 지금 대표팀과 축구협회가 ‘헹가래 논란’과 ‘히딩크 논란’을 거치며 역사상 유례없는 불신과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남은 8개월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월드컵 호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