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떠들썩하다. 이번엔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도 이 위기를 피해갈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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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3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확진자는 207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다시 찾아온 코로나19 유행에 영국 정부는 혼돈에 빠졌다. 영국 런던과 남동부 지역의 코로나19 경계 단계를 4단계로 상향 조정하기까지 했다. 완전한 봉쇄 조치다.

EPL은 이러한 상황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단계 상향 조정으로 병원, 약국 등 필수 시설 이외의 모든 시설은 운영할 수 없다. 사람들도 필수한 곳에 다니는 것을 제외하면 외출 금지다. 하지만 EPL은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관중 입장이 최근 재개됐지만 이마저도 다시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달 초부터 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런던, 머지사이드 지역 등 총 10팀이 관중 입장을 허가 받았다. 하지만 영국 남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변종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며 런던 연고팀들은 다시 무관중 경기를 진행 중이다.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도 이중 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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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정부의 4단계 상향 발표 직후 1~4부리그 프로 팀들의 훈련과 경기를 허가했지만 5부리그 이하 팀들은 불가 조치했다. 여자 축구도 1부리그인 우먼스 슈퍼리그(WSL)과 2부리그인 챔피언십만 활동 가능해졌다.

일부는 다시 지난 봄처럼 EPL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게리 네빌은 “축구는 계속되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만약 EPL이 중단된다면 엄청난 경제적 손해를 겪게 되고 선수들은 죽음의 일정을 치러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EPL을 중단하지 않아도 많은 걸 잃게 된다.

잉글랜드 풋볼리그(EFL)는 지난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리그컵인 카라바오컵 결승전이 내년 4월 25일(현지시각)에 열린다고 발표했다. 결승전은 매년 2월에 열렸고 올시즌은 내년 2월 28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을 보며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올 가능성이 높은 날짜로 일정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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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장관은 자신의 SNS에 “앞서 승인했듯이 전문 체육인과 예술인들은 봉쇄 명령에서 제외된다”며 “프로 스포츠 선수와 예술인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순 없다. EPL 사무국은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2월 14일부터 12월 20일까지 1569명의 선수와 클럽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에서 7명이 새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PL은 이미 한 번 리그 중단을 겪었고 일부는 이에 안전하게 리그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올시즌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열리고 있고 선수들은 쉴 틈 없이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다시 한 번 중단되면 경기 일정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체력도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지금 영국은 EPL이 중단됐던 시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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