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건 특권이죠. 이번 한국 투어 공연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에서 콰지모도 역을 맡은 배우 안젤로 델 베키오가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콰지모도는 흉측한 외모의 꼽추이자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다. 모두에게 외면받는 멸시의 대상이지만 그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말한다. 2011년부터 콰지모도 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베키오는 "희망이나 기대감이 없는 인간을 대표한다"며 "순수한 영혼을 가진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콰지모도는 희망이나 기대감이 없는 인간을 대표한다고 봐요. 사회적으로 약한 편에 있죠. 선입견으로인해 고통받고 사랑받지 못하고요. 또 많은 배우들이 하길 원하는 섬세한 인물이에요. 저 역시 매번 연기할 때마다 새로운걸 발견하기도 하고요. 이런 복잡하면서 섬세한 인물을 연기하게 된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베키오는 무대 위에서 꼽추인 콰지모도를 표현하기 위해 구부정한 자세와 걸음걸이로 연기한다. 그럼에도 엄청난 성량으로 노래를 부르는걸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는 무대 위에서만큼은 철저히 콰지모도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콰지모도 자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죠. 굉장한 도전이기도 해요.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작업이에요. 과거 삶이나 콰지모도 인생의 부분을 끄집어내는 건 고통스러워요. 하지만 배우로서 해야하는 일이죠. 콰지모도의 순수한 영혼을 표현하기 위해서 진심을 담아 노래해요. 어렵지만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이탈리아 태생인 안젤로 델 베키오는 모국어인 이탈리어 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까지 3개국어로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 오른 유일한 배우기도 하다. 기록을 세운만큼 다른 언어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설지도 궁금한 대목. 그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와 어느정도 유사성을 지닌 스페인어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현실적 바람과 함께 "언젠가 한국어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1500만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세계적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도 2005년 내한공연을 비롯해 한국어버전 등 총 8차례 무대에 올라 누적 관객 100만명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린시절 DVD를 통해 보고 단번에 매료됐다"는 베키오는 '노트르담 드 파리'가 오랜시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요소로 보편성과 진심을 꼽았다.

"단순하고 보편적인 이야기죠.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사랑이나 질투의 감정들, 지금까지도 거론되는 이민문제 같은 것들을 담고 있기도 하고요. 또 아름다운 음악과 가사 같은 것들도 성공요인이에요.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건 아름다운 공연을 만들겠다는 진심이 있으니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모든 과정이 노래로 이어지는 '성-스루' 뮤지컬이다. 특히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 '아름답다(Belle)'는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대표곡들이다. 베키오는 "마지막에 부르고 나면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넘버로 '춤을춰요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를 꼽으며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베키오는 2015년 내한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5년이 지난 지금 한국 관객들을 다시 만나는 것에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한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공연을 보러와준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번은 특별한 투어기에 기억을 안할래야 안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관객분들께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힘든 시기에 보러 와주신 관객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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