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대표 뷰티 전문 전시회 '제 9회 대한민국 뷰티박람회'가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됐다. 박람회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12일인 오늘 장대한 개막식과 함께 박람회의 포문을 열었다.

박람회 일정 중 가장 열기가 뜨겁다는 첫날, 일산 킨텍스로 향했다. 화장품, 헤어 네일, 바디케어, 향수, 피트니스 등 유망 업체들이 무려 400개 업체, 700개 부스가 참여한 이번 박람회에서 알고있는 브랜드는 솔직히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모든 업체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아이템을 내세우며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중에서도 에디터의 눈길을 가장 잡아끈 아이템, 여덟개를 골라봤다.

 

1. 컬러빈 / CREATIVE COSMETIC

사실대로 말해보자면, 패키지가 브랜드 X쉬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발이 이끌렸다. 하지만 저 병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만큼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동글동글, 저마다 예쁜 색으로 뭉쳐진 알갱이들은 대체 무슨 기능을 하는 걸까.

업체에 뭐하는 데 쓰는 물건이냐고 질문하자, 업체 측이 답변하길 부위별로 사용하는 '멀티 클렌저'란다. 각자 각질 제거, 바디 볼륨, 각질 제거, 보습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는데, 얼굴은 한개만 쓰고 바디에는 2~3개씩 쓰면 된다고 한다. 얼굴 큰 분들은 2개 쓰면 된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귀여워서 한 통 샀는데, 아무래도 2개를 써야겠다.

 

2. 필링빈

저건 초콜릿인가? 커피인가? 요상한 생김새… 게다가 진열대에는 커피잔 같은 게 놓여있어서 말 그대로 낚여버렸다. 하지만 '피부로 마시는 커피'라는 슬로건은 뭔가 기발한 거다. 스크럽, 필링 그리고 딥클렌징이 동시에 가능한 멀티 클렌저인 필링빈은 한 회당 쓸 수 있는 양인 한 알씩 넣어 포장했다. 온수에 적셔 녹은 알갱이를 사진 속 여성처럼 얼굴에 문대서 쓰면 된다고 한다.

 

 

3. LED 라이트 디바이스 / 레이디어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내내 이걸 얼굴에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을 몇명 봐서 궁금하던 차였다. 머리만 있는 마네킹 얼굴에 붙어 LED 라이트를 내뿜으며 무시무시한 광경을 연출한 이 물건이 무엇일까. 

한달음에 달려갔다. 자외선 LED로 손쉽게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디바이스 기기였다. 피부 리프팅과 탄력 강화, 트러블 케어 기능의 기기라는데, 얼굴 전체를 관리하고 싶을 땐 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요즘 포인트 케어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 추세인만큼 꾸준히 방문객들이 드나들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4. V리프팅 마스크 / 에이바자르

사실 LED 라이트 기기보다는, 이걸 부착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봤다. V라인 리프닝 마스크라는데 색깔도 예쁘고 사람들이 하도 많이 걸치고 돌아다녀서 머리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업체 측 직원은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스크를 쭉쭉 잡아 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는 강한 신축성과 복원력을 자랑하며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얼굴 큰 나도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5. 수성 매니큐어 / 슈슈 페인트

내가 방문했을 때, 외국인 바이어들이 탐을 내고 있던 제품이다. 패키지가 귀엽긴 하지만 뭔가 유아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브로셔를 보니 정말 아이들을 위한 매니큐어였다. 업체 측 직원이 말하길 스타 베이비 추사랑도 즐겨 사용하는 제품이란다.

아이들과 임산부, 성분을 중요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수성 매니큐어다. 뚜껑을 따서 냄새를 맡아보니 정말 다른 매니큐어들보다 역하지 않아 좋았다. 뷰티업계에 캐릭터 마케팅이 핫하게 떠오르는 요즘, 요망하게 눈을 치켜 뜬 토끼 캐릭터를 활용한 패키지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 같다. 

 

6. 수소수 제조기

부스에 다른 건 없고 물통 같은 게 하나 떡하니 놓여있는데… 좀 멋있었다. 안에선 뭔가 물방울 같은 게 뽀글뽀글 올라오고 있었다. 수소수 한번 마셔보라고 해서 마셔보기도 했다. 사실 미각이 둔해서 물맛 같은 건 구분할 줄 모른다. 하지만 수소가 왜 몸에 좋고, 이 조그마한 기계가 어떻게 물을 수소수로 바꾸는지 원리가 궁금해졌다. 

업체 직원은 수소가 우리 몸 속 피로의 원인인 활성산소와 결합해 물로 환원되고, 이게 체외로 배출되면 건강은 물론 피부도 좋아진다고 열띤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리고 물을 전기분해 하면 수소가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하는 거다. 학창시절 과학 과목에서 배웠던 것들이 그제서야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조금 신이났다. 아무튼 수소수를 많이 마시면 바로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일산까지 간데다 그 넓은 전시장을 돌아다니느라 너무 지쳐서인지 개운함은 느껴지지 못해 아쉬웠다.

 

7. 피부 분석 시스템 / CLREO-I

많은 방문객들과 바이어들이 체험하느라 줄을 지어 서있던 곳이다. 저 UV광이 나는 기기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으면 왠지 내 얼굴을 3D로 인식해서 가면을 만들 것 같지 않나. 하지만 이 제품은 3개의 광원으로 피부를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일반광, 편광, 자외선광을 사용해 모공, 주름, 피부톤, 표피색소침착, 진피색소침착, 포피린 등을 분석해 피부 타입별 컨설팅을 해준다. 피부 타입별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해주거나 추천화장품 사용전후 측정 데이터도 비교해준단다. 측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0초. 그냥 눈만 조금 감았다가 뜨면 되는 수준 아닌가. 일본 성형클리닉 업계에서 히트상품이라는데, 체험 기회가 많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한번 줄 서서 해볼 걸 아쉬움이 남는다.

 

8. 유캠메이크업 어플

국내 최대의 뷰티 박람회인만큼, 요즘 떠오르는 뷰티 어플 업체들도 대거 참여한 듯 하다. 그 중 커다란 모니터로 AR 뷰티 앱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는데 정말 배꼽 잡고 말았다. 카메라 어플로 메이크업을 씌우는 기능을 체험할 때 사진과는 달그게 나는 내 얼굴을 직접 모니터에 비췄다. 근데 업체 측 직원이 자꾸 할로윈에 좀비 메이크업을 내 얼굴에 적용하는 거다. 민망하면서도 웃긴 와중 직원도 모니터 속 내 몰골을 보고 웃는 걸 목격했다.

사실 메이크업을 씌우는 기능은 다른 어플들에서도 숱하게 볼 수 있지만, 이 어플이 유독 눈길을 잡아끈 건 실제 뷰티 브랜드들과 콜라보를 이룬 것이었다. 에스티 로더, 클리오, 랑콤, 에뛰드 하우스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의 제품들을 카메라 어플로 옮겨 내 얼굴 위에 끼얹어볼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얼굴의 피부 나이를 분석하는 기능도 있었다. 체험해보지 않겠냐고 했지만, 부끄러워서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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