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yclopedia(백과사전)'는 '아이 캔 스피크' 관객이라면 자동으로 외우게 될 단어다. 옥분(나문희)과 민재(이제훈)의 대화에 꽤 인상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소소한 깨알 정보를 담은 '아이 캔 스피크'표 백과사전을 공개한다. 

 

 

1. 7급 공무원 시험엔 토익 몇 점이 필요할까?

9급 공무원인 민재(이제훈)는 바쁜 구청 생활 속에서도 토익 학원을 다니며 영어 공부에 몰두한다. 9급인 자신의 위치에 만족한다던 민재가 영어학원 직원에게 성적 유효기간(2년)이 지났느냐고 조심스레 묻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민재의 토익 점수는 950점(990점 만점)으로 높다. 실제 7급 공무원 시험을 위해 필요한 토익점수는 700점이지만, 이같은 고득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열띤 경쟁을 짐작케 한다. 

 

 

2. 9급을 주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7급 시험에 합격한 민재는 자신을 여전히 주임이라고 부르는 옥분에게 "저 주무관 된지가 언젠데"라며 서운해한다. 2017년 현재에는 9급 공무원들도 ‘주무관’이라고 불려, 이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장면이다. 이는 '아이 캔 스피크'가 2007년 배경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2010년 공무원증 규칙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공무원 직급 명칭을 조정하기 전의 상황이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공개 청문회가 열렸던 2007년의 이야기를 다뤄, 디테일한 사전 조사를 거쳐 대사를 썼다.

 

 

3. 이제훈-성유빈, 친형제같은 외모?

민재와 동생 영재(성유빈)가 친형제처럼 닮아보이는 이유는? 성유빈은 이제훈의 출연작 '파파로티'(2013)에서는 그의 아역을 연기한 바 있다. 짙은 눈썹과 강렬한 눈매, 오똑한 콧대까지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로 다시 만난 성유빈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잘 생길 수 있을까 놀랐다. 비주얼도 나보다 낫고, 연기도 잘 한다. 엄청난 배우가 될 것 같다"며 애정을 담뿍 담아 말했다. 

 

4. 이제훈, 건축가가 꿈?

민재는 과거 꿈이 건축가였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건축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공무원이 됐다며 씁쓸해한다. '건축학개론'으로 스타가 된 이제훈이기에, 이 점을 포착한 관객이라면 재밌게 봤을 대사다. '아이 캔 스피크'는 '건축학개론'의 명필름이 제작한 영화다. 이제훈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는 몰랐는데, 다시 보고 이 사실을 알았다. 명필름이 제작해서 오버랩되는 느낌도 살짝 받았다"며 "건축학도가 꿈을 접고 공무원이 된 것처럼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5. 옥분의 실제모델 이용수 할머니의 근황 

나옥분의 실제 모델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한 故 김군자, 이용수 할머니다. 올해로 90세가 된 이용수 할머니는 옥분처럼 위안부 피해자로서의 아픔을 부모님께도 말 못하고 간직하고 살았지만, 이후 수요집회에 26년간 참석해 일본에 사과를 요구했다. 또 '아이 캔 스피크' 시나리오 자문을 맡기도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를 얘기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영화 제목부터 '아이 캔 스피크'여서 마음에 들었다"며 영화를 본 후 감동으로 인해 눈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명필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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