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카이로스’는 미래의 남자 서진, 과거의 여자 한애리(이세영)가 주인공인 작품.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기에 주인공이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신성록은 “극의 상황상 통화로만 촬영을 하다 보니깐 거의 중반까지 서로 만나지 못했어요”라고 전했다. 비록 얼굴을 대면하고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지만 감정의 밀도는 어떤 작품보다도 높았다.

“이세영 배우는 6년 전에 만났을 때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이였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겁도 나는 시기였을 거에요. 이번에 만났을 때는 주연 배우로서 완벽히 성장해서 어떤 도움 없이도 극을 이끌고, 심지어 저 또한 기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보여줘서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동생으로는 기특하고, 동료로서는 대단하고 배울점이 많은 후배였던 거 같아요. 6년 만에 만났는데도 너무 친근해서 언제 만나도 반갑고 기대가 되는 배우죠”

과거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최민수와 장인-사위 앙숙 케미를 그려냈던 신성록. ’카이로스’에서는 대선배 신구와 감정적 대립을 그려내며 극의 깊이를 더했다. 선배 연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많았지만 이토록 깊은 감정교류를 나누기란 쉽지 않은 기회. 신성록은 신구를 “너무 존경하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주시는데, 특히 화를 갑자기 내시는 장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넘치는 힘을 보여주시기도 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롤모델이 선생님일 정도로, 지금 연배에 연극도 하시고 연기도 하시고 너무 대단하세요”

김서진이라는 인물이 현재와 과거의 시간에 존재하고, 놓인 처지와 감정적인 변화가 달랐기에 신성록이 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갔는지도 궁금했다. 주인공인 김서진이 흔들릴 경우 극 전체의 서사가 휘청일 수 있기에 신성록은 단단하게 중심을 잡기 위해

“기본적으로 김서진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평상시의 모습으로 생각해봤어요. 어렸을때 붕괴 된 건물에서 오랫동안 갇혔다가 구조 되고 그 일로 아버지도 잃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강력하게 있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내적으로 굉장히 단단할 거 같더라고요. 사실 연기적인 부분이 힘들다기보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복을 받은 거 같아요. 그동안엔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 했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입체적인 인물, 거의 1인 2역할을 하듯이 보여 드릴 수 있는 구조가 저에겐 정말 즐거웠고 그 자체만으로 너무 신기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종영을 맞이하게 된 ‘카이로스’. 시청자들에게 크게 호평을 받았기에 수상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였다. 신성록의 경우 앞서 SBS연예대상에서 베스트엔터테이너상을 받았지만, 배우로서의 욕심이 없진 않을 터. 지난해 SBS 연기대상 최우수상에 이어 MBC연기대상의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는지 물었다.

“연기대상에서 상을 주시면 감사하죠. 후보에 있는 모든 배우님들이 다 최선을 다하셨겠지만, 저도 제 모든 걸 바쳐서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또 다시한번 저희 작품의 성과가 언급될 수 있는 기회잖아요. 제가 아니더라도 저희 동료 배우들이 받아도 너무 좋을 거 같아요. 받지 못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겠지만 이왕이면 받았으면 좋겠어요. 이세영씨랑 제가 베스트커플상 후보에 올라간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안보현씨랑 붙는 신이 많아서 베스트커플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어서 굉장히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이세영씨랑은 최초로, 가장 적은 시간 만나고 베스트 커플후보가 됐어요. 그런 의미에서 그 정도로 타임크로싱 장르에서 뛰어났다는 느낌으로 베스트 커플상 받고 싶습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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