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의 마음으로 시청자가 애태우는 작품들이 있다. MBC ‘카이로스’(극본 이수현/연출 박승우, 성치욱)이 바로 그런 작품 아닐까. 최고 시청률 3.3%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런 지표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TV에서는 동시간대 파격적인 전개로 ‘펜트하우스’가 독주체제를 굳혔지만, ‘카이로스’는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입소문을 타며 첫방송 후 약 3주 만에 OTT 웨이브(Wavve)에서 주간 드라마 차트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청률로만 봤을 때는 엄청난 격차지만 10~30대가 주를 이루는 OTT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리고 이 중심에 배우 신성록이 있었다. 이미 ‘죽사남’, ‘리턴’, ‘황후의 품격’, ‘배가본드’에서 연이어 흥행은 숱하게 경험해본 신성록이었기에 작품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카이로스’ 출연이 더욱 돋보였다. 신성록 스스로도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성취한 작품이라 '카이로스'를 떠나 보내기에는 어떤 부분은 조금 슬픈 마음도 좀 들어요”라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신성록은 “주변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 이때까지 같이 작업 했던 많은 분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너무 좋다’, ‘괜찮다’, ‘너의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부분에서 기분이 좋았어요”라며 주변의 뜨거웠던 반응을 전했다.

“배우가 늘 하고 싶은 작품, 맘에 드는 작품만 할 수도 없는 거고 또 선택했다고 해서 그 선택이 매번 옳아서 사랑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제가 피부로 느끼게끔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주셔서 너무 감개무량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배우만 보이는 작품이 아니고 연출, 카메라, 조명, 음악 등 분야별로 모든 게 잘 맞은 작품인거 같다고 호평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장르 특성상 초반 전개를 놓쳤다면 중간에 승차하기엔 진입 장벽이 높았던 ‘카이로스’.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 작품을 지켜봐준 시청자들에게도 고마움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대본을 받아보고, 직접 인물을 연기한 신성록조차도 “저희도 하면서 계속 서로 자문을 구해가면서 ‘이게 맞는 거야? 저게 맞는 거야?’ 토론을 하면서 찍을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전 배우들이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연기를 했던 거 같아요. 저희 동료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박승우 연출, 성치욱 연출, 이소연 작가님. 진짜 제가 잊지 못할 인생작을 같이 만들어 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드리고, 꼭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을 정도로 고맙고 감사한 작업이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저희 작품 끝까지 놓지 않고 봐주시고 좋은 평가 내려 주셔서 정말 감개가 무량하고 좋은 작품으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카이로스’에서 배우 신성록이 시청자 입장으로 본 명장면도 전해졌다. 신성록은 마냥 가정에 헌신적인 줄로만 알았던 강현채(남규리)가 죽음까지 위장한 정황을 알아차리게 되는 7회 엔딩을 꼽았다.

“제가 봤을 때는 매 회가 명장면이라고 생각될 만큼 다음이 기대되는 엔딩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7부에서  아내와 딸이 멀쩡히 살아있었고, 서도균(안보현) 과장과 함께 있었다는 걸 보면서 표정이 점차 변하는 그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김서진이 다가가는데 뒤에서 이택규(조동인)가 머리를 가격해 기절했던 엔딩이요. 어떻게 보면 서진이 입장에선 고난의 끝이지 않았나 싶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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