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종영한 JTBC 드라마 ‘청춘시대2’(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의 잔향이 아직도 코끝을 간질인다. 다섯 명의 청춘 하메(하우스메이트)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지만, 그 중에서도 어린 시절 친구가 미술교사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하는 송지원의 이야기는 가장 깊은 울림을 전했다.

 

박은빈(25)은 ‘청춘시대’ 시즌 1부터 음주가무와 음담패설에 능한 송지원 역을 맡아 하메들 사이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1년 만에 다시 같은 캐릭터를 맡게 된 그는 가볍고 유쾌한 모습 뿐 아니라 용기 있게 한 걸음씩 내딛는 진정한 ‘청춘’의 표상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송지원 역에 대해 “선물 같은 캐릭터”라고 술회했다.

 

Q.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 종영했다. 기분이 어떤가?

A. ‘청춘시대2’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는 것에 굉장히 기쁘다. 작품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끝났다는 생각에 꽤 시원섭섭하다. 한 프로젝트를 잘 끝내고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에 시원하나,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싶어서 아쉽다.(웃음)

 

Q. 지난 시즌1 종영 후 배우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갔다 올 만큼 친해졌다. 이번 두 번째 만나는 거라 현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다.

A. 더 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미 과거에 함께 3개월 동안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과는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친하고, 기분 좋고, 행복했다.(웃음) 새로 합류한 지우와 (최)아라의 부담을 줄여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두 친구들이 워낙 1편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금세 친해졌다.

 

Q. 시즌1에서 송지원의 과거 이야기만 나오질 않아서 참 아쉬웠다. 반면 이번 시즌2에선 가장 중요한 서사를 책임진다. 느낌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A. 시즌1에서 많은 분들이 참 아쉬워 해주셨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론 아쉽지 않았다. 시즌1은 ‘신발장 귀신’으로 시작된 말할 수 있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송지원은 하메들의 수호천사 같은 입장이 될 수 있었다. 나름 재미있는 연기과정이었다.

물론, 송지원의 과거가 너무 궁금해서 혼자 상상도 해봤다.(웃음) 그런데 박연선 작가님이 “시즌2에선 송지원의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고 말씀해주셔서, 상상만 했던 지원의 이야기를 직접 볼 수 있겠다는 기쁨이 있었다.

 

Q. 개인적으로 ‘프로포즈 대작전’(2012)을 재밌게 봤었다.(웃음) 당시엔 참하고 청순한 이미지의 대표주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 신동엽’이란 애칭이 어색하지 않은 이미지를 얻었다.

A. 당시 연기한 거 지금 보라고하면 부끄러워서 못 본다.(웃음) 물론, 이십대 초반 박은빈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에 비해 ‘청춘시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굉장히 고마운 기회였다. 늘 이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아마도 명랑한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Q.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송지원 역할에 어느 정도 와 닿았나? 

A. 어떤 연기를 하든 100% 공감되긴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빈틈을 채워 넣으면서 공감하려 노력했다. 송지원은 내가 많이 사랑하는 만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박연선 작가님의 대본이 분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채워나가는 즐거움이 있다고 할까?

그런데 음주가무와 음담패설은 참 힘들었다.(웃음) 시즌2때는 그나마 좀 유연해져서 송지원 덕에 이제 술을 조금을 할 수 있게 됐다. 맥주 맛을 안 것도 처음이다. 재밌는 건 이 역을 맡으면서 친구들이 연락 와 “제대로 된 음주가무를 알려줘?”라더라.(웃음) 생각보다 송지원이 특이한 인물은 아니었나보다. 그래서 조금 더 당당하게 역할에 임할 수 있었다.

 

Q. 이번 시즌2에도 ‘모솔탈출’에는 실패한다. 팬들이 시즌3에선 꼭 연애하자는 댓글을 계속 달고 있다.(웃음)

A. 하하. 많은 분들이 지원이 연애에 참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사실 시즌2의 핵심은 연애가 아니라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 한 조각의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성민이라는 친구가 동행을 해줘서 간질간질한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 같다. 그런데 딱 이정도가 좋은 것 같다.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시즌3는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나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시즌2가 나올 수 있던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웃음)

 

Q. 이젠 청순 이미지보다 왈가닥이 더 익숙하다. 오히려 송지원 이미지를 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부담감은 없는가?

A. 이제까지 보여드렸던 모습보다,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이 더 많을 것 같다. 어떤 장르가 됐든 주체성이 살아 있는 캐릭터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쉽지는 않다. 그래도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그를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게 가장 첫 번째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원이의 모습을 바라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 또 비슷한 배역을 하게 돼도 좋을 것 같다.

 

Q. ‘청춘시대2’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한 것 같다. 이후 인간 박은빈의 청사진을 들어볼 수 있을까.

A. ‘청춘시대’를 통해 깨닫게 된 게 많았다. 지금까지 스스로 엄격했던 것 같다. 남들에게는 그렇게도 쉽게 이타적인 말을 해주는데, 내 스스로에겐 가혹한 면모가 있었다. 살다보면 힘든 일이 분명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더 안쓰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지원이처럼 스스로 한 꺼풀 벽을 깨고, 치유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청춘시대’를 아껴주신 팬분들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사진=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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