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스위트홈’ 공개 후 사이다 캐릭터 이은유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깊었지만, 정작 연기하는 고민시 입장에서는 고민의 지점도 있었다. 이에 “은유가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라며 송곳같은 대사, 그리고 거침없는 표현들을 언급했다. 이미 영화 ‘마녀’, ‘좋알람’에서도 통통튀는 고교생 캐릭터를 연기한 고민시는 캐릭터들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상황적인 배경을 전했다.

“우선 세 캐릭터가 고등학생 나이대라는 게 비슷해요. ‘마녀’에서는 육두문자를 날리긴 하지만 친근하고 정감가는 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많은 팬분들께서도 옆집에 있는 동생 혹은 여고생의 이미지를 잘 담아줬다고 해주셨어요. ‘마녀’ 촬영 때는 고등학생들의 요즘 신조어를 많이 공부를 했고, 사투리를 쓰다보니 오히려 귀여운 면이 잘 나왔던 거 같아요. ‘좋알람’은 굴미가 성격이 온순한 편은 아니더라도 허당미가 있었기 때문에 귀엽게 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스위트홈'에선 재난 상황에 놓인 모두가 착하기만한 게 아니라 털털하고 솔직한 사람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애정을 많이 담아서 연기했어요”

듣는 사람 귀에 착 달라붙는 욕설 연기는 시청자들이 꼽는 이은유의 킬링 포인트로 손꼽히기도 했다. 배우 이진욱은 촬영 중 ‘진짜 감정있냐’라고 우스개소리를 할 정도로 고민시가 실감나는 욕설 연기를 펼쳤다. 욕설 연기의 비결에 대해 묻자 고민시는 “많이 내려놓고 하려고 했어요”라고 전했다.

“한번 할 때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특정 욕설의 악센트를 연습하면서 촬영을 했거든요. 저도 그렇고, 지수를 연기했던 박규영 배우도 욕설의 악센트를 살려가면서 실감나게 연기를 하려고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사실 제가 선배님들이랑 연기할 때 많이 겁을 먹거나 하는 편은 아닌 거 같아요. 워낙 이진욱 오빠가 현장에서 편하게 잘 대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그런 애드리브가 나온게 아닌가 싶어요. 전혀 감정은 없었다고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마이웨이 이은유지만 싸우다 정들어 버린 윤지수(박규영)과의 우정도 뭉클한 요소 중 하나였다. 멀쩡한 사람도 생존해나가기 어려운 환경에서 윤지수는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는 등 악전고투했다. 윤지수가 감정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정재헌(김남희)이 죽었을 때 다가가 투박한 위로를 건넨 사람은 바로 이은유였다.

“정재헌이 죽고 아파하는 윤지수를 이은유가 위로하면서 애써 불행해지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이미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부분은 초고에는 없다가 보충을 하면서 나온 신이에요. 재난 상황 속에서 우리는 꼭 생존해야만 하는 마음이 서로 통한 신이 아닌가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이에요. 표현을 예쁘게 하지는 못했지만 이은유의 방식에서는 최대치의 위로가 아닌가 싶어요”

폐허가 되어버린 그린홈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 이은유는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전투력 만렙이던 서이경(이시영)이 군에 합류한 데다, 브레인인 이은혁의 생사가 불분명해졌기 때문. 능동적인 캐릭터들 중에서는 이은유와 윤지수가 그린홈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어 어떻게 변주할지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시즌1에서 거미괴물 말고는 괴물과 마주하는 신이 많이 없었어요. 촬영을 하면서도 아쉬웠었고, 감독님께도 괴물이랑 많이 싸우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은유는 말로서 우리 드라마에서 활약해줘야 해, 하셨는데 시즌2에는 액션도 있었으면 좋겠고 괴물이랑 많이 싸우고 싶어요. 또 감정적으로 서툰 부분이 있었다면 시즌2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감정을 일깨워주거나 좋은 방향으로 가고 싶습니다”

끝으로 배우 고민시에게 ‘스위트홈’이 어떤 의미의 작품인지 물었다.

“제 터닝포인트이자 큰 축복이라고 생각 해요. 이은유가 이렇게 크게 사랑받을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반응을 보고 감정적으로 너무 감사드려서 울컥한 순간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저한테는 너무 큰 선물이고 배우 분들이랑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사진=미스틱스토리,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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