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완연한 가을이다. 서늘한 바람이 옆구리를 시리게 만들면서 따뜻한 차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특히 최근엔 다시 찾아온 웰빙 트렌드로 차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흔히 녹차, 홍차, 우롱차, 보이차 정도를 즐겨 마시지만, 그 차이점을 제대로 알고 먹는 이들은 드물다. 맛과 향, 건강 작용에서 이들이 가진 특색은 무엇일까.
 

‣ 녹차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는 차나무의 어린잎을 따 산화 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바로 덖은 것으로, 산화와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아 차 고유의 풋풋한 향과 떪은 맛이 난다.

차 중 비타민C가 가장 많이 들어 있고 약간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피로 해소 효과가 있다. 찬 성질을 지닌 녹차는 열을 식혀주고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이 많이 함유돼 있어 몸 안 돌연변이 세포의 발생을 막아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 매일 녹차를 한 잔씩 마시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1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꽤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조금씩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녹차는 70도 전후의 물로 우렸을 때 가장 맛있는 향과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첫물은 찻잎을 데우는 물로 충분히 적신 후 따라 버리고 2번째 물로 우려내는 것이 좋다.

 

‣ 우롱차

우롱차는 중간 정도(10~70%) 발효한 차로, 찻물이 청록색을 띠는 게 특징이다. 찻잎을 햇볕에 말린 뒤 어느 정도 자연 발효시켜 만든다. 산화도가 넓어 맛이 다양하며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떪은맛이 덜하다.

알칼리성인 우롱차는 위궤양을 완화시키고 소화흡수를 도우며 중성지방 분해 효과가 뛰어나다고 전해져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마시면 좋다. 또한 콜레스테롤량을 줄여주기도 하고 하루 3~5잔 정도 마실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이 완화된다. 하지만 이뇨 작용이 강해 탈수 증상을 불러올 수 있으니 적당량 음용해야 한다.

중간 정도 발효된 만큼 녹차보다는 높은 온도(90도 전후)의 물에 우렸을 때 향과 맛이 좋다.

 

‣ 홍차

유럽인들이 즐기는 홍차는 덖는 과정 없이 찻잎을 햇빛에 둬 산화시켜 만든다. 85% 이상 발효돼 색이 검고 떫은맛과 향이 강하다.

중금속을 걸러주며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폴리페놀과 풍부한 각종 비타민 및 미네랄로 노화 방지, 충치 및 골다공증 예방, 피로 해소 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달달한 향은 빵이나 쿠키 등에 어울려 여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발효차인 만큼 가장 맛있게 우러나는 온도도 녹차보다는 높다. 우유나 레몬을 함께 넣어 마시면 풍미와 맛이 더 살아난다.

 

‣ 보이차

보이차는 떪은맛이 없고 부드러우며 단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햇빛을 차단한 채 오래 발효시킬수록 향과 맛이 짙어진다. 발효가 많이 된 만큼 찻잎이나 찻물이 검은색을 띠는 것도 독특하다.

보이차는 중국 윈난 성 소수민족이 즐겨 마시던 차로, 지역이름을 따 붙여진 이름이다. 다수의 연구를 통해 보이차의 체중감소, 지방배출 효능이 밝혀졌다. 보이차에 다량 함유된 ‘갈산’이라는 성분이 지방 축적을 하는 리파아제의 활성화를 억제해 체내 지방이 쌓이지 않게 도와준다. 이 밖에도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칼로리 소비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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