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공연문화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거리두기와 좌석 띄어앉기 조치로 개막이 연기되고 취소되는 일이 속출했다. 안타깝게도 2021 신축년도 당장은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예년과 달리 공연 제작사들도 한 해의 라인업을 쉽게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공연 라인업을 확인해본다.

# 2020→2021 연기 '맨 오브 라만차' '명성황후' '그레이트 코맷' 

2020년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해를 넘긴 작품들이 다시 개막을 준비한다. 

12월 개막 예정이던 '맨오브라만차'가 오는 1월19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다.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며 라만차에 살고 있는 괴짜 노인 알론조 키하나와 그의 시종 산초의 모험을 그린다. 류정한, 조승우, 홍광호, 윤공주, 김지현, 최수진, 이훈진, 정원영 등이 출연한다.

25주년을 맞은 '명성황후' 역시 12월에서 1월 6일로 개막을 미뤘다. 조선왕조 26대 고종의 왕후로서 비극적 삶뿐만 아니라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과 격변의 시대에 주변 열강들에 맞서 나라를 지켜야만 했던 여성 정치가로서 고뇌를 담았다. 김소현, 신영숙, 강필석, 손준호, 박민성, 윤형렬, 이창섭(그룹 비투비) 등이 출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 초연으로 기대를 모은 '그레이트 코멧'은 미국의 작곡자이자 극작가 데이브 말로이가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의 일부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연출가 레이첼 챠브킨과 손잡고 만든 성 스루 뮤지컬이다. 홍광호, 케이윌, 정은지, 이해나, 이충주, 박강현, 고은성 등이 출연한다. 지난 9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 브로드웨이 대표작 '위키드' '비틀쥬스'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재연되는 '위키드'도 기대를 모은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옥주현, 정선아, 손승연, 나하나 등이 출연한다. 오는 2월 12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브로드웨이 화제작 '비틀쥬스'는 6월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1988년에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시어터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 알앤디웍스, 뮤지컬 '검은 사제들'→'더 데빌'

공연제작사 알앤디웍스는 뮤지컬 '검은 사제들'을 창작 초연으로 선보인다. 2015년 개봉한 김윤석, 강동원 주연 동명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을 원작으로 한다.

국내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오컬트 장르 작품이다. 악귀에 사로잡힌 소녀를 구하기 위한 사제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경수, 김찬호, 조형균, 장지후, 박가은, 김수진, 장민제 등이 출연한다.

그외 알앤디웍스는 2016년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연극 '안녕,여름', 지난해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 라이선스 리프로덕션 연극 '카포네트릴로지',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더데빌'을 선보인다.

# EMK '팬텀' '마리 앙투아네트' '엑스칼리버 '레베카'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올해도 검증된 대작들을 선보인다. 오는 3월 뮤지컬 '팬텀'이 3년만에 4번째 시즌을 올린다.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리는 미스터리 한 캐릭터 에릭의 인간적인 면에 집중한다.

7월에는 지난 2019년 재연 당시 관객들이 뽑는 SACA어워즈에서 7관왕을 휩쓸었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다시 돌아온다. 실존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그린다.

8월에는 2019년 대망의 월드프리미어를 선보였던 EMK의 세번째 창작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2년만에 관객 곁을 찾아올 예정이다.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11월 뮤지컬 '레베카'가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2013년 한국 초연부터 2019년 다섯 번째 시즌까지 총 관람객 72만명을 기록한 메가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를 바탕으로 한다.

# 1월 개막 기대작 '베르나르다 알바' '얼음'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

그외 올해 초 예정된 작품들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장진 연출의 연극 '얼음'이 오는 8일 세종문화회관서 개막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대세로 올라선 배우 김선호를 비롯해 정웅인, 이철민, 박호산, 이창용, 신성민 등이 출연한다.

배우 정영주가 프로듀서로 나선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도 오는 22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한다. 남편이 죽고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본능과 욕망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영주, 이영미, 한지연, 최유하, 김려원, 김환희, 오소연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6월 마무리된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새롭게 돌아온다.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조직된 비밀시조단 골빈당을 필두로 한 백성들의 당당한 외침을 전한다. 양희준, 김수하, 이호원, 박정혁, 문은수 등이 출연한다. 오는 1월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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