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듦새는 다소 거칠고 투박해도 영화를 만든 사람의 마음이 정직하게 드러난 작품들. 상업영화의 틀에 타협하지 않은 채 상상력과 문제의식을 곧추세운 독립영화들이 5~6월에 밀려든다. 새로운 활력과 희망의 꽃씨를 뿌리는 작품들을 모았다.

 

1. 따뜻한 감성멜로 ‘레나’

따뜻한 감성멜로 ‘레나’(감독 김도원)는 순박한 시골 총각 순구(김재만)와 새로운 삶을 위해 한국에 온 사랑스러운 레나(박기림)의 운명 같은 러브스토리다. 촬영지인 정읍의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그려내 포근한 봄에 어울리는 영상미까지 선사한다.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이야기로 5월26일 관객과 만난다.

 

2. 청춘의 거짓과 침묵 ‘양치기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 최근 제6회 베이징국제영화제 포워드 퓨처 부문 개막작으로 선정된 ‘양치기들’(감독 김진황)은 거짓과 침묵으로 인해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청춘의 이야기다.

거짓말을 파는 역할대행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전직 연극배우 완주(박종환)가 살인사건의 가짜 목격자 역을 의뢰 받은 뒤 위험한 덫에 걸려들게 되는 내용을 서스펜스 터치로 담았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완주의 시선을 따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얽힌 네 청춘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한다. KAFA(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하고 차래형 송하준 윤정일이 출연했다. 6월 개봉.

 

3. 금기와 소외에 저항 ‘시선 사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세 감독이 인권에 대한 시선을 담아낸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 최익환 감독의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서울로 전학온 여고생 지수(박지수)가 학교 앞 분식점에서 친구들과 떡볶이 먹는 것을 금지한 학교 규칙에 맞서는 엉뚱발랄한 저항기다.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소주와 아이스크림, 과대망상자들(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연식 감독의 ‘과대망상자(들)’은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 일도, 데이트도 제대로 못 하는 요리사 우민(김동완)의 웃픈 스토리에 사상과 행동의 자유, 억압된 소통을 해결할 관용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녹여냈다. 이광국 감독의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고독사를 정면으로 다룬다.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보험설계사 세아(박주희)가 가난한 중년여성(서영화)을 만나면서 체험하는 이야기다. 6월9일 개봉.

 

인디포럼2016은 오는 5월26일부터 6월2일까지 시네마테크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와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영화제는 ‘잠재력’ ‘상상력’ ‘문제의식’을 기준점 삼아 고른 71편의 장단편 극영화·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이 가운데 5편이 특히 주목을 끈다.

4. 개막작 ‘못, 함께하는’

이나연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불편하지만 마음대로 뺄 수 없는 못처럼 함께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5. 개막작 ‘연지’

오정민 감독의 단편 극영화. 15세 생일을 맞은 소녀 연지는 아침부터 친구들과 바다로 놀러 갈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먼저 가서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겠다는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 바다로 떠난다. 바다로 가는 도중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 되는 중학생 소녀의 하루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6. ‘빙빙’

임철민 감독의 실험영화. 텅 빈 집으로 향하다가 문득 스치는 풍경들 사이로 커다란 구멍을 내는 상상을 그려냈다. 불빛 잔상들의 향연. 다양한 색과 소리에 감각을 곤두세워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7. ‘깨어난 침묵’

박배일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공장 노동자들이 그 동안 말하지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진솔하고 담담하게 털어놓은 주인공의 이야기에서 힘든 현실이 진하게 와 닿는다.

8. 폐막작 ‘꿈’

원창성 감독의 장편 극영화. 18세 오성은 같은 반 친구를 짝사랑한다. 그의 사랑은 꿈처럼 잡기 어렵기만 하다. 꿈과 현실의 넓은 간극에 갇힌 소년의 사랑이 세밀하게 묘사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