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션샤인’에서 모리 타카시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남희가 이응복 감독과 ‘스위트홈’으로 재회, 인생캐 정재헌을 만났다. ‘스위트홈'에서 정재헌은 누구보다 가치있는 최후를 맞이한 캐릭터. 경비원 괴물을 향해 몸을 내던진 정재헌의 희생은 배우들이 꼽는 명장면이기도 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재헌이 죽기 전에 상욱이나 현수가 빨리 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지더라고요. 옥상갔다가 빨리 좀 내려와주지…(웃음). 시즌1 하이라이트라 스태프 분들도 그렇고 저도, 감독님도 모두 한 마음으로 기대를 하고 촬영을 해서 상당히 집중력 있게 할 수 있었어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저도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했습니다. 액션 동선을 기술적으로 연습 했어요”
원작을 뛰어넘는 캐릭터라는 호평을 받은 정재헌에 대해 김남희는 “좋은 원작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드라마에서 좀 더 나아진 인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작가님들과 감독님이 재헌의 서사를 조금 더 추가해주시면서 입체적으로 바뀌면서 그런 평가가 나오게 된 거 같아요. 재헌은 답답하고 고리타분한 데다 재미 없는 국어 선생님이잖아요. 초반에는 어떻게 보면 ‘나쁜 사람처럼 나오지 않을까’하는 묘한 기대심리도 불러 일으키는 거 같아요. 저는 정재헌을 참된 종교인, 남들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어요”
이응복 감독은 ‘미스터션샤인’에서 주인공 커플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자 극중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배역으로 김남희를 기용했다. ‘스위트홈’에서 역시 정재헌은 매우 중요하고 상징적인 캐릭터. 그만큼 배우에 대한 감독의 신뢰가 남다르다는 방증이었다.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하시는 코드가 있는 거 같아요. ‘이 정도 역할이면 남희가 잘 할 수 있겠다’ 생각해주시는 거 같아서 감사하죠. 저의 개인적인 성격과는 안 맞을 수도 있어요(웃음). 일적으로만 보고 애착을 가져주시는 거 같아요. ‘도깨비’ 때부터 ‘미스터션샤인'하고 이번 작품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멋있는 장면을 가졌지만, 시즌2의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까운 정재헌.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크다는 말에 김남희는 “결말이 잘 나와서 만족하고요. 더 나올 수 없다는데 대한 아쉬움은 당연히 있어요. 정말 마지막 신이고 마지막 연기니까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장렬하게 떠난 데 대한 아쉬움이 그래서 더 생기신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연극으로 시작, ’미스터션샤인’‘스위트홈' 등으로 드라마에서도 다채로운 결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김남희는 “좋은 역할,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어요"라고 밝혔다.
“생각보다 그런 역할을 많이 맡지는 못했어요. 아쉽고 서운한 부분도 있어요. 배우는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의 삶이 내 마음처럼 쉽게 흘러가지는 않는구나. 다 시기와 때가 있구나 하면서 스스로 담금질을 많이 했어요. 앞으로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아요. 그저 그때그때 주어지는 역할 열심히하고, 다양한 역할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해요. 그래도 연기는 잘하는 친구다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살수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디에이와이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