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펜트하우스’에서 진지희는 신은경과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극중 유제니의 엄마 강마리는 헤라팰리스의 여러 모성애 중에서도 가장 현실과 닿아 있었다. 진지희는 ‘신은경 엄마’의 느낌에 대해 “굉장히 따스했어요”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진짜 제니의 엄마인 것처럼 제가 오면 반갑게 맞이해주셨어요. 제가 리허설 때 어떻게 하는지 보고, 더 호흡 맞출 수 있도록 의견을 들어주시기도 했어요. 어떻게 하면 더 귀여울 거 같다, 재미있을 거 같다고 조언도 해주시고요. 제가 촬영을 하면서 계단에서 뛰어내려가다가 발을 삐끗해서 넘어진 적이 있었어요. 이야기를 전해 들으시고 많이 안 다쳤냐고, 병원 가보라고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밑바닥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드라마이기에 인간 진지희의 생각에 대해서도 물었다. 아역배우로 한 단계씩 올라온 진지희는 “욕망이라기보다 꿈”이라며 연기에 대한 갈망을 전했다.

“제가 원하는 목표가 있으면 그것에는 어떻게든 다다르려고 하는 성격이에요. 물론 위기도 있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어떻게든 버텨내고 견뎌내면서 그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의지는 센 거 같아요. 특히 연기에서는요”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진지희는 벌써 17년차 배우. 17년이라는 숫자에 진지희는 "벌써 그렇게 됐군요"라고 쑥스러워 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늘 행복한 시간만 있는 건 아니였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보이지 않는 허들을 넘어야 했기 때문.

“20살때 고비가 살짝 왔었어요. 보여드리고 싶은 연기는 많고, 연기를 더 하고 싶은데 상황이 그렇지는 못했어요. 캐릭터적인 면도 한계가 있는거 같아서 어떻게 하면 내 안에 있는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 우울하고 좌절도 했어요. 그런데 지난해는 ‘언어의 온도’, ‘모단걸’, ‘펜트하우스’까지 바쁜 2020년을 보냈더라고요. 특히 ‘모단걸’, ‘펜트하우스’는 상반되는 캐릭터였어요. ‘나는 연기 아니면 안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 분들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지금은 긍정적인 지희로 돌아와서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펜트하우스’는 이런 진지희에게 더 큰 동력이 되어준 작품이기도 했다. 이지아, 유진, 김소연은 물론이고 많은 선배 배우들의 연기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펜트하우스’ 최고 장점은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같아요. 다시 배운다는 생각을 현장에서 했어요. 신은경 선배님이랑 가장 많이 붙었는데, 리허설 때는 말하지 않고 연기를 시작해도 호흡이 맞을 정도로 의지를 많이하고 배웠어요. 열정도 대단하시고 아이디어나 변신에 대한 두려움도 없으시고…다들 제가 생각하지 못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서 특정한 한 명을 꼽지는 못하겠어요”

‘펜트하우스’ 시즌1을 끝내며 진지희가 가장 보람되고, 한 편으로 힘든 순간이 언제였는지 물었다.

“초반 1~2부를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헤라팰리스 아이들 중에 제니가 가장 먼저 등장하거든요. 헤라팰리스 아이들이 ‘이런 아이들이다’ 표현을 하고, 어떻게 하면 로나를 악랄하게 괴롭힐 수 있을지 밑밥을 깔아줬어야 햇어요. 그 연기를 고민할 때 즐겁고, 보람도 좀 느낀거 같아요. 힘들었을 때는 로나를 괴롭히는 장면들이었던 거 같아요. 청아예고에서 로나를 밀고 때리는 신이 있었는데 대역없이 액션을 했거든요. 힘이 들어가다 보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미안해서 힘들더라고요”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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