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보유한 미혼남녀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이성과 교제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BC '나혼자 산다' 방송캡처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미혼 인구의 이성 교제와 결혼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 있는 경우 이성 교제 가능성이 27.9%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는 2018년 8월 31일∼9월 13일 전국 만 25∼39세 이하 미혼남녀 3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이 28.8%p, 남성이 25.9%p 증가해 여성이 '내집'을 보유한 경우 이성과 연애를 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았다. 다만 현재 직장에 다니는 등 경제활동을 한다면 부동산 소유 여부가 이성 교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가진 응답자 중에서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본인이 주거 비용을 전부 부담한 경우에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높았다. 이런 경향은 특히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는데 미혼 남성이 현재 보유한 부동산을 직접 마련했을 경우 가족의 경제적 도움을 받은 이들보다 결혼 의향이 83.6%p 높았다.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3.6%p 높게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여유가 있는 남성의 결혼 의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또 성별과 관계없이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이성과 교제할 확률이 2.6배 더 높았다. 남성의 경우 2.8배, 여성의 경우는 2.3배 더 높았다. 소득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확률도 증가했는데 정규직 종사자와 비정규직·자영업 종사자 사이의 간극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 종사자는 정규직 종사자보다 이성과 교제할 가능성이 41.4%p 낮았으며, 자영업자나 가족의 개인 사업체에서 정기적인 보수를 받지 않고 일하는 가족종사자는 42.2%p 낮았다.

현재 결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비정규직 종사자일 경우 정규직 종사자보다 결혼 의향이 42.9%p 감소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컸는데 비정규직 남성은 정규직 남성보다 결혼에 대한 의향이 53.5%p 낮았으며 비정규직 여성은 정규직 여성보다 26.2%p 낮았다.

보고서는 "이른바 'N포세대' 중에는 선택적 비혼도 있겠지만 경제적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저출산 문제의 이면에 "결혼 이행 포기와 연애 포기까지 포함한 포괄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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