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축제를 마무리하고 오늘(21일) 폐막한다.

 

 

지난 12일 개막한 BIFF는 21일 오후 6시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배우 김태우 한예리의 사회로 열리는 폐막식과 함께 대만 실비아 창 감독의 폐막작 '상애상친' 상영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강수연 집행위원장·김동호 이사장의 사퇴선언, 한국영화 3개 단체의 보이콧 등 안팎의 어려움과 우려 속에 시작했음에도 여러 가지 이슈를 만들어내며 영화제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쏘아 올렸다. 9가지를 결산했다.

 

1. 총 관객수 증가...19만2991명

총 관객수는 19만2991명에 이르렀다. 2015년의 21만명에 미치진 못하지만 2016년 16만명 대비 17% 증가했다. 어린이 관객들을 위한 시네키즈 단체관람 증가, 회고전·특별전 관람률 증가, 주말 편중에서 벗어나 주중으로까지 확장된 관객층 등 관객들의 애정과 지지가 뜨거웠다. 또한 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영화인들이 방문해 영화제의 회복 성장세를 확인시켜줬다.

 

2. 75개국 298편 상영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5개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월드 프리미어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 뉴커런츠 상영작 등 75개국 298편이 상영됐다. 2016년에는 69개국 299편이 상영됐다.

 

 

3. 아시아필름마켓, 참가자 14% 증가

아시아필름마켓은 전년 대비 참가자가 14% 증가했고, 세일즈부스는 23개국 163업체, 65개가 만들어졌다. 세일즈 참가사의 신작 중 다수는 바이어들의 관심과 실거래로 이어졌다. 20회를 맞아 역대 최대 미팅 횟수(645회)를 기록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과 국내외 영화업계뿐만 아니라 드라마 제작사, 방송국 등의 미팅이 줄을 이은 E-IP 피칭과 북투필름에서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유관 업계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4.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 추모 열기

지난 22년간 BIFF 창립과 아시아 영화인 발굴을 주도했던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기리고자 지석상을 신설했다. 모든 상영작에는 "In Loving Memory of KIM Jiseok"(김지석을 추모하며)라는 문구를 넣었다.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은 유족에게 보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이번에 가장 주목받은 프로젝트인 ‘플랫폼 부산’은 고인의 유작이나 다름없다. 올해 신설된 플랫폼 부산은 아시아 독립 영화인이 동반 성장하는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14일부터 18일까지 19개국 150여명 독립 영화인이참여해 영화 제작 경험을 나눴다.

 

 

5. VR시네마·오픈시네마 반응 뜨거워

VR(가상현실)시네마 인 부산, 오픈시네마 등은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첨단장비 체험 및 영화감상이 이뤄진 VR시네마 전용관에는 관람객 줄이 끊이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픈 시네마도 관객이 가득 찼다. 영화제 분위기를 오롯이 즐기려는 관객들은 여전히 부산영화제를 즐긴 셈이다.

 

6. 화제작 저조

화제작은 예년만 못했다. '마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등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들이 매진을 기록했지만 10월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었다. 개막작인 '유리정원'을 비롯해 '나라타주' '금구목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황야' '여름의 끝' '살아남은 아이' '소공녀' '나비잠' '심장소리' 등이 영화제 기간 중 화제를 모은 대표작들이다. 그럼에도 연상호(돼지의 왕), 윤성현(파수꾼), 이용승(10분), 남연우(분장) 등 걸출한 스타 탄생을 예감시킨 화제작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7. 여성감독 영화 약진

‘여성’은 이번 영화제 화두 중 하나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여성감독 영화(신수원 ‘유리정원’, 실비아 창 ‘상애상친’)가 개·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여성 감독들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많이 는 가운데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11편 중 여성 감독의 영화는 ‘밤치기’(감독 정가영), ‘히치하이크’(감독 정희재), ‘소공녀’(감독 전고운)로 남성 중심의 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던 특별한 여성 캐릭터, 남다른 시선과 감각으로 관심을 모았다.

 

8. 일본영화 강세

 

 

올해 BIFF에 가장 많은 작품이 초청된 해외 국가는 일본이다. 스즈키 세이준 특별전 상영작 7편을 포함, 주목 받는 작품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쏘아 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등 모두 41편이 관객과 만났다. 최근 다양하고 도전적인 독립영화들의 제작이 활발해진 일본영화계의 흐름이 이어진 결과다. 영화제를 찾은 일본 영화인도 다양했다. ‘나라타주’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빛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 ‘세번째 살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아오이 유우와 나카야마 미호, 스기사키 하나, 스다 마사키, 후쿠야마 마사하루 등이 방한러시를 이뤘다.

 

 

9. 문재인 대통령 깜짝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휴일인 지난 15일 오전 부산영화제를 깜짝 방문해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한 뒤 영화전공 대학생·영화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2012년 대선 후보 자격으로 개막식을 찾았던 문 대통령은 5년 만에 다시 찾은 영화제에서 "부산영화제가 옛 위상을 되찾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문화정책 기조를 밝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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