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시상식을 앞두고 여우주연상 등 수상자를 점쳐보는 영화 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1년간 한국영화 120여편이 개봉하지만, 그중 임팩트있는 여성 캐릭터를 찾기는 영 힘들다. '여배우에게 갈 시나리오가 없다'는 건 공공연한 얘기인데, 올해는 어땠을까. 개봉예정작을 포함해, 여성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올해의 영화를 꼽아봤다. 

 

 

'여교사' 김하늘·유인영 

'여교사'는 대학시절 선후배 관계였던 두 사람이, 같은 학교 교사로 만나며 시작되는 파국을 그려냈다. 계약직 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이자 학교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에게 갖는 반감과 열등감 등을 파격적인 설정을 통해 담아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김민희

김민희에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여배우 영희(김민희)가 유부남과의 연애 후 사랑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냈다. 실제 김민희와 교제 중인 홍상수 감독이 연출했다. 

 

'어느날' 천우희 

올해는 멜로영화도 참 찾기 어려웠는데, 천우희와 김남길의 '어느날'은 로맨스 영화 팬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었다. '어느날'은 아내의 사망 후 무기력하게 살던 강수(김남길)가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영혼 미소(천우희)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특별시민' 심은경

'특별시민'은 정치9단 변종구(최민식)의 최초 3선 서울시장 도전기를 담아냈다. 심은경이 그의 선거를 돕는 광고전문가 박경 역을 맡았고, 이밖에도 문소리, 라미란, 류혜영 등이 출연했다. 

 

'악녀' 김옥빈

어린시절부터 극강의 킬러로 길러진 숙희(김옥빈)는 국가 비밀조직에 스카우트돼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는다. 숙희는 살기 위해 죽여야만 하는 삶을 살게 되는데, 주변 인물과 얽히며 갈등하게 된다. 몸을 사리지 않는 김옥빈의 액션이 인상적이며, 그는 '악녀'로 '박쥐' 이후 8년만에 칸의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박열' 최희서 

독립운동가 박열과 그의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최희서는 '동주'의 쿠미에 이어 후미코 역을 맡아 일본인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최희서는 불같은 성격의 후미코를 탁월히 연기했다는 평이다. 

 

'군함도' 이정현·김수안 

이정현은 '군함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오말년 역을 맡았다. 오말년은 일본군에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었으나, 그만의 힘으로 삶을 살아간다. 오말년은 최칠성(소지섭)과의 은근한 로맨스를 펼치는 한편, 일본군에 맞서 총을 쏘며 싸웠다. '군함도'에서는 이밖에도 김수안(소희 역)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장산범' 염정아 

목소리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 '장산범'에서 염정아는 미스터리한 여자아이(신린아)와 섬뜩하면서도 묘한 케미를 발산했고, 모성애 등 폭넓은 감정연기를 펼쳤다. 염정아는 '장화, 홍련' 이후 14년만에 스릴러 퀸으로서 귀환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선사했다. 

 

'더 테이블' 정유미·정은채·한예리·김혜옥·임수정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서 하루 동안 머물다 간 네 개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다. 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김혜옥, 임수정 등 다양한 여배우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보기드문 작품이었다.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문소리가 주연은 물론 연출까지 맡은, 그가 감독으로서 내놓은 첫 장편영화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수상하고도 들어오는 일이 없어 고민인 톱 배우 문소리의 삶을 페이크 다큐처럼 그려냈다. (여)배우로서,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겪는 문소리의 일상이 녹아있다.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나옥분(나문희)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과거를 숨기고 평생을 살았으나, 당당하게 세상 앞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나옥분은 박민재(이제훈)에게 영어를 배워,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한다. 나문희의 대체 불가한 연기엔 극찬이 쏟아졌다.  

 

'유리정원' 문근영

과학도 재연(문근영)은 연구 아이템을 도둑맞고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긴 후, 숲속 유리정원에 스스로를 고립한다.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은 재연의 삶을 훔쳐보며 아이디어를 얻어 소설을 성공시키지만, 충격적인 미제사건의 내용이 소설과 같다는 것이 드러나며 파문이 일게 된다. '유리정원'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문근영의 주연영화는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이후 11년만이라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25일 개봉.

 

'침묵' 박신혜·이하늬·이수경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태산(최민식)의 약혼녀 유나(이하늬)가 살해당하고, 용의자로는 딸 미라(이수경)가 지목된다. 태산은 그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려 하고, 변호사 희정(박신혜)을 선임한다. 박신혜, 이하늬는 물론 연기력 짱짱한 신예 이수경의 출연으로 기대가 높다. 11월 2일 개봉.

 

'미옥' 김혜수

늘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김혜수가 돌아온다.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 현정(김혜수)은 은퇴를 준비하지만, 조력자 상훈(이선균), 최검사(이희준)에게 얽히며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김혜수는 '미옥' 스틸 속, 은빛 머리의 비주얼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1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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