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가 윤여정의 연이은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과 함께 오스카 시즌 순항하고 있고 ‘남산의 부장들’이 한국 영화를 대표해 국제장편상 부문에 출품되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곧 극장을 찾아오는 재개봉작들도 오스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1월 27일 재개봉하는 ‘캐롤’은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랑을 만난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사랑 이야기는 2016년 개봉해 관객들에게 큰 찬사를 받았다.

1950년대 뉴욕이 풍기는 고혹적인 미장센을 고스란히 담아낸 비주얼, 에드워드 래크먼의 감각적인 촬영, 카터 버웰의 환상적인 음악이 더해져 품격있는 로맨스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조합은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6개의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하나의 수상도 하지 못했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는 여우주연,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당시 ‘캐롤’이 작품상 후보 지명에 실패해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충격적인 후보 지명 실패’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2월 재개봉 예정인 ‘이다’는 자신의 과거를 알지 못한 채 고아로 자라 온 소녀가 유일한 가족인 이모 완다를 만나게 되면서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콜드 워’로 오스카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첫 영화가 ‘이다’다.

또한 컬러보다 아름다운 흑백의 화면과 고정관념을 깬 독특한 화면구도, 4:3 화면비 등 참신한 촬영기법을 선보인 루카스 잘 촬영감독은 이후 ‘히어 애프터’ ‘러빙 빈센트’ ‘콜드 워’ ‘이제 그만 끝낼까 해’에서 자신의 역량을 가감없이 발휘했다.

‘이다’는 제8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등 2개 부문 후보에 올라 폴란드 최초로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을 잇는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비포 미드나잇’(2월 개봉)은 여행지에서 우연히 인연을 맺은 남녀가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 헤어질 수 없는 가족이 되어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며 특별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

1995년 오스트리아에서의 첫 만남, 2004년 프랑스 재회, 그리고 2013년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카르다밀리를 배경으로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이후드’로 20년의 세월을 한 영화에 담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비포 시리즈’로 두 남녀의 썸을 20여년 동안 그렸으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도 20대에 처음 만나 40대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정의 변화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 후보에 올랐다. 전작 ‘비포 선라이즈’도 제77회 시상식에서 같은 부문에 후보 지명돼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쓴 스토리의 힘을 느끼게 한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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