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돈화문국악당이 '운당여관 음악회'로 2021년 새해 공연의 막을 올린다.

'운당여관 음악회'는 1950~1980년대 가야금병창 박귀희 명창이 돈화문 앞 골목 한편에서 운영하던 운당여관이 가진 의미를 되살리고자 기획됐다. 

당시 운당여관은 종로 일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펼쳤던 국악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곳이다. 국수전, 국기전 등 주요 바둑대회도 열렸던 의미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은 관록의 명인·명창들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운당여관이 운영되던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국악계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운당여관 일대에서 활약하던 젊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악 저변을 확대하고자 힘쓴 명인·명창들의 국악 인생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그들의 음악과 국내 유망한 창작자들의 협연도 만나볼 수 있다.

1월 22일 금요일, 박범훈 명인의 무대로 '운당여관 음악회'의 막이 오른다. 박범훈 명인은 피리 연주가를 시작으로 지휘, 작곡까지 두루 섭렵했으며,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창단해 한·중·일을 화합하는 등 국악의 영역을 넓힌 음악가다. 가야금 연주자 김일륜이 무대에 함께해 '25현 가야금을 위한 가야송'과 더불어 '박범훈류 피리산조' '하늘길' 등 박범훈이 작곡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29일에는 가야금의 윤미용 명인과 함께한다. 그는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추계예술대학교 교수에 임용돼 대학 최초로 판소리 전공을 만들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교장, 국립국악원 원장, 국악방송 이사장을 역임하며 끊임없이 국악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피리 연주가 김경아와 함께 '영산회상'의 일부를 직접 선보이며, 제자였던 소리꾼 이자람이 출연해 학창시절 에피소드와 함께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꾸밀 예정이다. 

2월 5일에는 정화영 명고가 출연한다.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인 그는 박동진, 성창순, 안숙선, 조통달 등 명창들의 고수로 활동한 당대를 대표하는 명고라 할 수 있다. 판소리, 대금, 가야금병창과 함께하는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이외 2월 12일 설날에는 우리 가락으로 흥겨운 무대를 선사할 공연이 준비 중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이춘희 명창의 소리, 2월 19일은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이생강 명인, 2월 26일에는 판소리 안숙선 명창이 출연해 그들의 국악 인생을 회고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2021 운당여관 음악회'는 1월 22일부터 2월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에 서울돈화문국악당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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