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는 늘 영웅이 탄생하는 때다. 공 하나에 우승 향방이 엇갈리는 그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1-0 완봉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 두산 상대로 9이닝 동안 122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펼치며 KIA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지금까지 완봉승은 총 10차례 있었지만, 그 가운데 쫄깃쫄깃한 1-0 완봉승은 양현종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는 국가대표 좌완투수들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다. KIA 양현종과 두산 장원준은 기대대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장원준은 7회까지 117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5볼넷 무실점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8회 불펜진이 1점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양현종은 9이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에이스의 품격’을 과시했다. 그가 따낸 11개의 탈삼진은 한국시리즈 완봉승을 거둔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탈삼진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정명원이 노히트노런을 달성할 때 기록한 9개다.

한국시리즈 완봉승은 드문 케이스다. 양현종을 제외하고 역대 총 9차례의 완봉승이 있었는데, 2009년 10월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외인투수 아퀼리노 로페즈의 9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로페즈 이후 8년 만에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한국시리즈 완봉승을 기록했다. 더구나 1-0이라는 최고의 투수전 스코어에서 따낸 승리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또 길어봤자 7차전의 단기 승부에서 팀 불펜진에 하루 휴식을 주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앞서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에서 총 세 차례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문희수(1988), 이강철(1996), 로페즈(2009)의 완벽투로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가져와 모두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과연 양현종의 승리가 그 전철을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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