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3년차 배우이자 '여배우는 오늘도' 등을 연출한 감독, '세 자매'의 공동제작자까지. 영화를 향한 문소리의 열정은 끝이 없다. '세자매'를 통해서 제작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니 더욱 애정이 크다.

문소리는 처음 '세자매'의 시나리오 초고를 받아든 순간 매료돼 제작까지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촬영 준비 과정부터 캐스팅, 투자, 연기, 최근에는 홍보마케팅까지 구석구석 관심을 쏟았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때 일정이나 예산같은 것들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걸 의논하고 같이 고민 나누고 몸과 마음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했죠. 즐거운 과정이었어요. 영화 전 과정에 구석구석 참여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책임감도 많이 생긴 작품이고요"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문소리는 둘째 미연 역을 맡았다.

교회 성가대 지휘자이자 두 아이를 둔 엄마다. 엄마이자 딸을 연기하는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연기할 수 있었지만 교회와 종교, 성가대에 대해선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때문에 문소리는 배역을 위해 수 개월간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직접 지휘 레슨도 받았다고 밝혔다.

"종교나 교회에 대해 사실 아는게 별로 없었어요. 이번에 공부하는 심정으로 교회를 다녔죠. 미연의 입장에서 교회를 이해하고자 했어요"

"또 지휘가 짧은 시간안에 배우기 어렵더라고요. 장윤주씨의 지인분이 도와주셨어요. 근데 그분 시간도 많이 뺏을수 없으니 레슨받으면 녹화하고 연습하고 검사받고 하는 식으로 터득했죠. 쉽지 않았고 1일 1찬송가 연습을 했어요"

미연은 완벽한 가정과 종교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식사 전 기도를 거부하는 딸을 다그치고 교인들과의 관계에도 상당한 노력을 쏟는다.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도 처연하게 행동하는 모습도 드러낸다. 문소리는 그런 미연에 공감도 갔지만 반대로 그런 이유에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나와 다르게 살아온 인물이지만 그 인물의 마음이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 마음을 아니 더 짜증나기도 하고. 모르겠으면 궁금해서 탐구하는 재미도 있을텐데. 한번에 확 정이 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캐릭터를 끌어안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가정에서 느낄 수 없었던 사랑과 위안을 어린시절부터 교회에서 받지 않았나 싶어요. 거기서 인정받고 성장하면서 발전했으니 영향이 컸겠죠. 그래서 거기에 더 집착하는 것 같아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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