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 출신 김진호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근황을 전하며 많은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2000년대 초반 숱한 히트곡을 남긴 SG워너비로 전성기를 보내고, 이제는 솔로가수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김진호가 출연했다.

사진=CJ &M 제공

그간 방송활동이 거의 전무하다 시피 했던 김진호는 근황을 나누는 중간, 중간 많은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김진호는 故채동하, 김용준과 함께 2004년 SG워너비로 데뷔했다. 그러나 2008년 채동하가 탈퇴했고, 이후 김용준 그리고 이석훈과 팀체제를 꾸려나갔다.

SG워너비의 통산 앨범 판매량은 280만장이 넘는다. 2008년 이후 팀체제 활동을 보기 어려웠지만 여전히 동시대를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노래방 애창곡이자 추억의 가요로 남아있다. 방송3사는 물론이고 MAMA 전신인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골든디스크, 서울가요대상 등 시상식 무대를 휩쓸었던 SG워너비 김진호의 근황은 이날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쳐

방송 활동이 뜸했다는 말에 김진호는 “자기 노래 할 수 있는 방송이 많이 없잖아요. 저는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뭔가를 만들고 있었어요”라며 “고3 졸업식 다니면서 무료로 노래도 해주고, 병원 다니면서 노래도 많이 했고요. 빈 주머니로 만나서 노래로 만나는 삶을 살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비록 모처럼 방송 녹화에 목소리에는 떨림이 느껴졌지만, 단어 하나하나에서 김진호의 그간 음악에 대한 고민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또 재능기부에 대한 질문에 “재능기부는 아니에요. 제 재능을 쓰는 거긴 하지만 저도 받으러 갔어요. 어떤 허전함, 공허함, 그리고 노래하는 의미들”이라며 “SG워너비로 영광스러웠던 시간도 행복했는데 매니저 없이 동료들이랑 스피커랑 악기를 제 차에 싣고, 10대의 마지막 순간에 놓인 친구들한테 갔어요. 가장 문화적 혜택을 비교적으로 가장 못받는 지역부터 ‘노래라는 걸 나누러 오는 가수도 있구나’ (했으면 싶었어요)”라고 밝혔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쳐

스스로를 ‘반짝이던 폭죽에서 재가 되어 내려온 사람’이라고 전한 김진호는 “어떤 대학교 축제에 그 노래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에요. 사람들은 SG워너비 노래를 듣고 싶겠죠. (그래서) 처음에는 박수가 안 나왔어요. 처음에는 뭐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박수가 터지더라고요”라며 스타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가수로 무대에 섰던 기억을 회자했다.

이어 “제 과거의 시간들을 관리해서 지켜내는 것 말고 그 상태만을 고집하는 것도 때로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된 거에요. 저는 이미 많은 이야기가 생겼어요. 방송을 보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멤버와의 이별도 있었고,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신 것처럼 삶의 이야기를 지금 이 순간에 놓여있는 목소리 그대로 일기처럼 노래를 써서 사람들과 나눠야겠다 생각을 했어요”라고 전했다.

사진=김진호 인스타그램

누구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김진호의 자기성찰은 큰 감동으로 다가섰다. 단순한 깨달음이 아닌 이를 노래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진호는 그간 솔로로 ‘오늘’, ‘한강애’, ‘사람들’, ‘졸업사진’,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때묻은 시 프로젝트 첫번째’, ‘가족사진’, ‘도착’ 등의 앨범을 발매했다. 회사도 없이 활동하고 있는 김진호는 앨범을 발매해도 홍보활동이 거의 전무하다.

한곡씩 듣고 있다보면 차트인을 기대할만한 트렌디함이나 대단한 음악적 기교가 없는 곡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김진호는 누구보다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을 울린 ‘도착’처럼 김진호의 음악이 오래오래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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