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3년 가까이 지켜온 '안방 불패'가 무너지고 어느새 순위는 4위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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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와의 19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이 0-1로 패했다. 이로써 68경기 연속 홈 무패 행진도 끝났다. 순위도 맨유, 맨시티, 레스터에 이은 4위다. 경기수가 적은 토트넘과 에버튼이 승리를 추가한다면 6위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리버풀은 지난 10월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수비의 핵심 반 다이크가 부상당했다. 이후 조엘 마티프, 조 고메즈 등 주전 센터백이 줄부상을 당하며 수비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미드필더 파비뉴가 센터백 자리에서 활약해주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거기에 마네-피르미누-살라 '마누라' 3각 편대가 건재하고 새로 영입한 디오고 조타까지 맹활약하며 '디펜딩 챔피언' 다운 위용을 뽐냈다.

사진=리버풀 트위터

하지만 지난해 말 조타의 부상과 박싱데이의 빡빡한 일정이 맞물리면서 부진이 이어졌다. 12월 28일 15라운드 웨스트브롬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 리그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우려와 달리 수비진의 문제로 실점하고 지는 경기는 없었다. 파비뉴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5경기 동안 실점은 단 3실점으로 선방하고 있다.

오히려 부진은 공격진에서 더 심각했다. 4경기 무득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 전개의 부진보다도 결정력 부족 문제가 크다. 웨스트브롬전 사디오 마네의 득점 이후 이날까지 총 87개의 팀 슈팅 중 골로 이어진게 없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 '마누라' 라인 위주에 조타가 힘을 보태던 시즌 초반과 달리 현재 공격진 백업은 샤키리와 오리기, 미나미노 정도다. 세 선수 모두 선발로 활약하기에 부족한 감이 있다. 실제로 번리전에서 오리기와 샤키리가 피르미누와 살라를 대신해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교체로 출전한 미나미노 역시 마찬가지다.

클롭 감독은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시절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행 등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에도 뮌헨과 경쟁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4-15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간파 당한 전술 등을 이유로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간신히 리그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팀을 떠났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리버풀 팬들 입장에선 혹시나 그때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도 표하고 있다.

리버풀의 다음 경기는 25일 FA컵 맨유 원정, 29일 리그 토트넘 원정이다. 연이어 강팀들과의 원정경기인 탓에 당장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클롭 감독과 리버풀이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공격진을 보강할지, 혹은 기존 선수단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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