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연기력 호평은 물론, 좋은 시청률 지표까지 받은 ‘경이로운 소문’은 배우 김세정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김세정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할 거라고요. 수 많았던 실패와 실수가 아닌 긴 여정 중 과정이었고 그 끝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라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 이전에도 다양한 매력으로 점철된 연예인이었다. 단순히 가수나 배우로서의 능력을 떠나 짓궂은 장난으로 아재 세정이라고 불리는가 하면, 박찬호마저 수긍한 투머치토커로 긍정 에너지를 전달했다. 털털하고 솔직한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주변까지 잘 챙기며 호감도까지 수직 상승했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세정에 액션 배우들의 수고에 거듭 감사를 전하며 “극중 카운터는 네 명이지만 같이 연기하는 분들은 여덟분"이라고 강조했다. 주변을 잘 챙기는 것 같다는 칭찬에 도리어 “액션배우분들이나 스태프분들께 마음을 쓰는 것은 비록 그분들이 화면에 비치지는 않지만 똑같이 함께 일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제가 다른 카운터 동료들 사진을 SNS에 올리듯 그분들과도 늘 함께하기 때문에요”라고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액션배우분들을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저 대신 다치거나 하는 등 너무 죄송한 일들이 많다 보니까 끝나고 나서 항상 치킨 쿠폰을 보내드리고는 했어요. 그 외에도 팀복을 맞추게 되면 함께 나눠 가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크리스마스 날 ‘저만 받기 미안해서 준비해봤어요’라며 향수를 선물해 주셨었어요. 근데 그 향이 정말 좋더라고요. 액션 장면을 찍은 후에 그 향수를 뿌리면 선생님 생각이 나서 정말 좋았어요”

단순히 액션 배우들에게만 동료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였다. 스태프들에 대한 일화도 빠지지 않았다.

“마지막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 카메라 감독님께서 저희를 찍으시다 훌쩍이시더라고요. ‘내가 느끼는 감정을 스태프분들 모두 함께 느꼈구나’라고 생각돼서 더 울컥했어요. 특히 그때 추 여사님께서 손을 잡아주셨는데 혼자 울컥했어요”

‘학교 2017’,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거치며 러브라인이 없는 작품은 ‘경이로운 소문’이 유일했다. 소문(조병규)과 우정과 애정의 모호한 경계가 있지만, 명쾌하게 러브라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관계에 놓여 있었다. 이에 김세정은 “러브라인이 없어서 더 좋았어요”라는 마음을 털어놨다.

“사랑만을 느끼기에는 하나가 살아가는 세상은 험하고 너무 정신이 없어요. 또한 세상에는 연인을 향한 사랑 외에도 사람이 느끼는 수많은 사랑의 감정이 존재하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캐릭터에서 녹여내 보고 싶다는 욕심은 늘 있었는데, 연인 간의 사랑을 중심으로 간다면 다른 감정들이 조금 흐려졌던 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캐릭터의 인간적이고 다양한 면모를 떠올리고 연구하며, 더 재밌음을 느꼈어요. 물론 그 안에 사랑이 추가되는 것도 재밌겠지만 사랑이 주가 되는 건 싫더라고요. 그랬기에 지금의 하나가 더 빛나지 않았을까요”

③에 이어집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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