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용어로 자주 쓰이는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는 고급 재봉이란 뜻의 프랑스어다. 예술성을 최대한 중시하는 고급 여성복 제작을 의미한다. 대량생산에 기반한 기성복과 대비를 이룬다. 시대를 이어온 쿠튀르 작업 과정을 통해 장인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닌 오브제를 제작한다.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발렌티노가 26일(현지시간) 오트 쿠튀르 2021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누구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쿠튀르 의상을 이번 쇼에서는 크로스젠더로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룩을 공개해 더욱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는 ‘옷장’으로 선보였다.

복잡함 속의 긴장감은 활기찬 단순함으로 풀린다. 발견과 놀라움을 자극하는 촉감의 패브릭은 수공예를 거쳐 더욱 고귀해진다. 높은 힐에서 비롯돼 가름하고 길다란 요소의 축적으로 이뤄진 실루엣에는 모든 인공 요소와 장식을 덜어냈다.

풀오버는 직물로 제작해 단단한 표면에 꽃잎을 무성하게 장식하거나 리본으로 묶어 안보이게 했다. 선과 직물의 질감, 따뜻함과 차가움의 중립 그리고 아크릴같은 눈부신 요소들이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디지털상에서 추가로 공개되는 비디오는 상징적인 쿠튀르가 재해석됐다. 아틀리에의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온 자립적이고 완전한 정보를 담아 제작 과정, 컬렉션, 장인의 얼굴, 테일러링 더미에서 진행 중인 작업을 타임 랩스해 촬영한 사진을 문서화시켰고, 이를 정교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기계에 학습시켰다.

이 기계는 다시 인공지능 아티스트인 마리오 클링게만에 의해 훈련 과정을 거쳤다. 새로운 휴머니즘을 추구하며 인간은 기계를 작동시키고 매뉴얼은 신경과 디지털을 작동시킨다. 인공지능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대를 초월해 끝없이 이어지는 쿠튀르의 정서적 측면도 향상됐다.

사진=발렌티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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