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메이저 시상식이 시작된다. 2월 골든글로브부터 미국배우조합상(SAG),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CCA) 등이 후보 발표를 하며 지난 한 해 최고 영화를 꼽는다. 오스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시상식이 조합상을 제외하고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이기 때문에 골든글로브를 놓칠 순 없다. 국내 영화팬들이 주목할 점은 바로 ‘미나리’의 후보 지명 여부다.

사진='미나리' 포스터

3일 오후 10시(한국시각)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최하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가 발표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할리우드 각종 시상식은 개최 일정을 연기했다. 골든글로브는 보통 1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2월 말로 미뤘고 오스카 역시 2월에서 4월로 이동했다. 이로인해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영화들은 12월 개봉작까지에서 올해 개봉작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극장 개봉 영화가 많지 않아 후보군이 다양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주목할 영화는 단연 ‘미나리’다. ‘미나리’는 남우주연상(드라마),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외국어영화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HFPA가 ‘미나리’의 한국어 대사가 많은 점에 따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없는 규칙을 제기하면서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나리’는 미국영화연구소(AFI) TOP10, 112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미비평가위원회(NBR)의 여우조연상, 각본상과 함께 미국온라인비평가협회의 외국어영화상, 그리고 뉴욕온라인비평가협회의 작품상, 여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노스텍사스비평가협회의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까지 트로피를 추가하며 오스카를 향한 파죽지세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만큼 ‘미나리’는 몇 개 부문 노미네이트 될지 기대가 된다.

사진='미나리' 스틸컷

윤여정은 전미비평가위원회부터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흑인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오스카 시즌 연기상 20관왕을 달성했다. 스티븐 연이 노스텍사스비평가협회에 이어 덴버 영화제, 골드 리스트 시상식까지 연기상으로 3관왕을 기록했지만 쟁쟁한 남우주연상 부문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윤여정이 버라이어티 등에서 올해 오스카 여자조연상 후보 1순위로 꼽힌 만큼 윤여정의 한국 출신 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후보 지명 가능성은 아주 높아보인다. 윤여정과 함께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보랏2’ 마리아 바칼로바, ‘그녀의 조각들’ 엘런 버스틴 그리고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등이 후보 다섯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일 예정이다.

사진='노매드랜드' 스틸컷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노매드랜드’의 잔치가 될 수 있다. 감독상 32관왕, 각색상 12관왕 등 현재까지 127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노매드랜드’는 작품상-드라마 부문 후보 지명이 확실시됐고 클로이 자오 감독도 감독상 노미네이트 가능성이 높다.

골든글로브는 작품상, 배우상(조연상 제외) 부문을 드라마와 뮤지컬/코미디로 나눠서 후보 발표, 시상한다. 이에 작품상-드라마엔 ‘노매드랜드’와 ‘맹크’ ‘Da 5 블러드’ ‘사운드 오브 메탈’ ‘뉴스 오브 더 월드’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프라미싱 영 우먼’ ‘퍼스트 카우’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작품 특성상 뮤지컬/코미디로 갈 수도 있다. 올해 오스카도 이 작품들 중 하나가 작품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맹크' '프라미싱 영 우먼' 포스터

남녀주연상-드라마 부문만 보면 남우주연상에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채드윅 보스먼, ‘사운드 오브 메탈’ 리즈 아메드,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 ‘맹크’ 게리 올드먼, ‘미나리’ 스티븐 연, ‘Da 5 블러드’ 딜로이 린도 등이 예상된다. 여우주연상은 ‘노매드랜드’ 프란시스 맥도먼드, ‘프라미싱 영 우먼’ 캐리 멀리건,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바이올라 데이비스, ‘그녀의 조각들’ 바네사 커비, ‘말콤과 마리’ 젠다야, ‘네버, 레어리, 썸타임스, 올웨이스’ 시드니 플래내건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남녀조연상 부문은 큰 틀이 형성돼 있다. 남우조연상은 ‘사운드 오브 메탈’ 폴 라시, ‘주다스 앤 블랙 메시아’ 다니엘 칼루야,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레슬리 오돔 주니어,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 사챠 바론 코헨, ‘프라미싱 영 우먼’ 보 보너험 등이 유력하다. 감독상은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가 압도적인 가운데 ‘Da 5 블러드’ 스파이크 리, ‘미나리’ 정이삭, ‘맹크’ 데이빗 핀처,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레지나 킹,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 애런 소킨, ‘더 파더’ 플로리안 젤러 등이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 발표는 3일 오후 10시 진행되며 시상식은 현지시각으로 28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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