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화제의 책으로 등극했던 '82년생 김지영'을 잇는 신간이 나왔다. 이번엔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 '페미니즘 소설집'이다. 

 

 

15일 출간을 앞두고, 13일 서울 마포구 다산북카페에서는 작가들이 모여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책에는 '현남 오빠에게'(조남주)를 비롯해 '당신의 평화'(최은영), '경년'(김이설), '모든 것을 제자리에'(최정화), '이방인'(손보미),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구병모), '화성의 아이'(김성중) 총 7편을 수록했다.

조남주 작가의 전작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생 김지영 씨의 고백을 바탕으로, 30대를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그려냈다. 비슷한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던 여성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페미니즘 논의가 뜨거운 이때 하나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신작 '현남 오빠에게'는 주인공이 20살때부터 10년간 사귄 남자친구 강현남에게 이별을 통보하며, 그가 보이지 않는 폭력을 그동안 어떻게 휘둘렀는지를 폭로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남 오빠'는 직접적으로 때리고 상처입히는 것만이 폭력, 차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그를 통해 상징되는 성차별에 당당히 마주서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낸다. 

소설 7편에는 작가마다의 개성이 넘쳐난다. '당신의 평화'는 서른 중반의 맏딸 유진과 어머니를 조명했고, '경년更年'은 갱년기에 접어든 두 아이 엄마인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는 붕괴된 건물 촬영기사라는 낯선 직업을 가진 여성 율씨의 이야기, '이방인'은 경찰이 직업인 ‘그녀’가 주인공으로 남성 위주로 진행되는 느와르 서사를 매력적으로 비틀었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낯선 섬에서 구두와 오픈숄더 원피스를 입은 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냥꾼들에게 쫓겨 다니는 주인공을 토대로, 신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유구한 여성 살해의 역사를 암시한다. '화성의 아이'는 화성으로 쏘아진 열두 마리의 실험동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와 죽은 개 라이카, 버려진 탐사로봇 데이모스 세 인물이 화성에서 만나 친구가 되는 내용으로 출산에 대한 우화다. 

사진=다산책방,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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