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가 한국 최초 우주SF 영화 '승리호'의 선장으로 나섰다. 최초라는 타이틀, 쉽지 않은 촬영 덕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김태리는 "기대가 더 컸다"며 모든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담보다 기대감이 컸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최초는 다 잘된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또 할리우드에서만 보던 우주활극을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이 하는 것이 너무 궁금했어요. 제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봤겠지만 '거기 내 얼굴이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죠"

김태리는 승리호 선원들을 이끄는 장선장 역을 맡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더해 어딘가 허당같은 면모도 보이는 캐릭터다. 그동안의 '캡틴' 캐릭터와는 조금 결이 달랐다. 김태리도 어떻게 차별점을 둬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장선장 캐릭터가 단순하지만도 않았고 장르물이라는것도 어려운 지점이 있었어요. 보통은 드라마가 흘러가면서 그에 맞는 호흡들로 연기를 하게 돼요. 근데 이번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자꾸 터지고 인물들 각자가 다양한 생각을 품고 있어요.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할지 그 강도가 헷갈리더라고요. 그동안 학습된것에서 벗어나려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 보고 감독님께 왜 절 캐스팅하셨는지 물어봤어요. 전형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선장이라고 하면 남자들을 이끄는 과격한 느낌이잖아요? 근데 우락부락한것 대신 여리여리하고 순둥순둥한 사람이 조종석에 앉아있을때 모습이 큰 효과가 날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조성희 감독과 꾸준히 소통하며 캐릭터 구축에 공을 들였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장선장의 비중이 적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를 연기한 김태리 역시 "전사가 많아서 아쉽긴 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개인적 아쉬움보다 작품 완성도를 위한 감독의 선택을 충분히 존중한다고 이해했다.

장선장의 외적인 트레이드 마크는 맥아더 선글라스와 오렌지색 의상. 익숙치 않은 스타일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김태리는 곧 장선장의 스마일티셔츠와 재킷을 기념으로 챙길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선글라스도 그렇고 타이거박의 헤어, 태호의 구멍난 양말 같은 트레이드마크가 인물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주죠.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 더 녹아내리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장선장은 오렌지 컬러를 부여받았어요. 우주복 입었을때 제가 지금까지 상상한 것과 달라서 이래도 되나 싶더라고요. 근데 영화 안에서 보니 그 색깔들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그게 큰 힘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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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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