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박철우 선수(한국전력)가 12년 전 폭행 사실이 다시금 불거져 논란에 휩싸인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이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장을 포기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20일 “진정성 없는 행동”이라고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MBC뉴스에 따르면 이상열 감독은 이날 구단을 통해 "박철우 선수에게 상처를 준데 대해 반성하고 있고, 박철우 선수와 구단,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올 시즌 남은 경기에 출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일(21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부터 최소 6경기에 나서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자진 사퇴도, 구단의 경질도 아닌 ‘출장 포기’란 어정쩡한 결정, 박철우를 비롯한 다수의 선수들을 향한 그간의 폭행 논란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채 ‘박철우’로만 한정지은 점 때문에 박철우는 "지금 와서 이런 조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나에게 사과할 게 아니라 이제까지 폭행을 당해 꿈을 접은 모든 선수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현역 선수 가운데 추가 폭행 피해자가 더 있다고도 압박했다.

한편 박철우는 지난 18일 열린 OK금융그룹과의 경기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상열 감독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경기 전 SNS 통해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고,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이상열 감독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예전부터 '사랑의 매' 수준을 넘어서는 체벌을 해왔다"고 작심 발언했다.

이상열 감독은 전날 우리카드전에서 '요즘 배구계가 뒤숭숭한데 선수들에게 해준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당장 누가 욕하지 않더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조심해야 한다. 남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다.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며 "어떤 일이든 인과응보가 있더라. 저는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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