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승경쟁은 고사하고 당장 리그 연패부터 끊어야하는 처지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1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에서 리버풀은 머지사이드 라이벌 에버턴을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2로 패했다.

안필드에서 무적이던 리버풀은 리그 98년만에 홈 4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리그 4연패를 기록하며 순위는 6위까지 추락했다. 시즌 초 우승경쟁을 벌이던 위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리그 선두인 맨체스터 시티와는 승점이 19점 차이로 벌어졌다. 사실상 올 시즌 리그 우승은 물건너갔다.

여전히 가장 큰 문제는 부상이다. 반 다이크, 조엘 마티프, 조 고메즈 등 중앙수비 자원들이 여전히 빠져있다. 그나마 수비를 지탱해주던 미드필더 파비뉴 역시 부상으로 아웃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에버턴 전에서는 중앙 수비로 나서 버텨주던 주장 조던 헨더슨도 부상을 당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최대 5경기까지 결장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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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리버풀 수비진은 새로 영입한 오잔 카박과 벤 데이비스와 유스에서 콜업한 나다니엘 필립스, 리스 윌리엄스 정도다. 새로 손발을 맞출 시간도 없거니와 선수 개개인의 능력으로도 주전으로 나서기에 믿음직 스럽지 못하다.

기존 미드필드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헨더슨과 파비뉴이 수비로 내려서거나 부상으로 이탈하고나니 팀 전술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고 있다. 티아고 알칸타라와 베이날둠, 커티스 존스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는 경기가 많았지만 경기력은 썩 좋지 못했다.

더군다가 리버풀이 자랑하는 쓰리톱 마네-피르미누-살라의 파괴력도 예전보다 못하다. 양 측면 풀백 로버트슨과 아놀드의 전진으로 만들어내는 기회창출도 상대에게 많이 읽힌 패턴이 돼버렸다. 한 차례씩 부상을 당한 이들 개인의 파괴력도 지난 시즌만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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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부상으로 전술변화를 가져갈 카드도 부족한게 문제다. 지난 시즌 위르겐 클롭 감독은 선수들의 상태와 상대 전술에 따라 4-3-3과 4-2-3-1을 오가며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 올 시즌은 선수 가용폭이 적다보니 전술적으로도 단순해졌다. 

일각에선 클롭 감독을 경질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다수 리버풀 팬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팀의 오랜 숙원인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우승시켰으니 한 시즌 부진으로 내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부상이라는 악재가 겹친 것을 이유 삼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현재 리버풀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클롭 감독 본인도 압박감을 더 크게 느낄 것이 분명하다.

리그 우승은 실패했어도 아직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남아있다. 지난 16강 1차전 라이프치히 원정에서도 2-0 승리를 가져가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오는 11일(한국시간) 승리의 기운이 달아난 안필드에서 2차전을 치른다.

올 시즌 리그 순위로 결정되는 내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리그도 놓을 수 없다. 리버풀은 오는 3월1일(한국시간) 리그 셰필드 원정을 떠난다. 꼴찌에 머물러 있는 셰필드지만 만만히 볼 순 없다. 리버풀이 리그 무승의 고리를 끊고 다시 안정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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