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이 500회를 맞이한다.

25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되는 KBS1TV ‘한국인의 밥상’은 500회를 맞아 우리의 혼을 지켜온 이들을 만난다.

간송 전형필 가(家)의 내림음식 장김치와 누름적, “와사등”의 김광균 시인이 사랑했던 솔만두가 처음으로 방송에서 공개되고...유튜브 조회수 600만 회를 돌파한 ‘그’ 영상의 주인공, “씽씽”의 소리꾼 이희문과 어머니 고주랑 명창의 밥상을 만난다.

 

서울시 성북구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의 일본 밀반출을 막아낸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다.  간송 선생이 지켜낸 우리 문화재엔 하나하나 절절한 사연이 깃들어있다. 훈민정음 한문 해설서인 훈민정음해례본(국보 제70호)은 있다는 말은 돌지만 누구도 실물을 본적이 없던 전설의 책이었으나 간송 선생의 집념으로 1940년에 발견됐다. 하지만 그 기쁨은 광복 때까지 억눌러야 했다.

김은영 매듭장(서울 무형문화재 13호)은 간송 선생의 며느리이자 김광균 시인의 딸이다. 그에겐 50년이 넘은 요리 노트가 있다. 결혼선물로 받은 가죽 노트는 붉은 색이 갈색으로 변할 만큼 낡았어도 여전히 그의 손 가까이 있다. 거기엔 간송 가문의 서울식 밥상과 개성에 기반을 둔 친정의 밥상, 그리고 전통 매듭장으로서의 섬세한 감각을 보탠 새로운 음식들이 총망라 돼있다. 그는 요즘도 그 속에 새로운 조리법을 기록한다.

중요무형문화제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 씨는 뜨거운 주목을 받는 소리꾼이다. 그가 이끄는 민요록밴드 '씽씽'이 한국인으로선 처음 미국 공영방송 NPR에 출연, 유튜브 영상 조회수 600만 회를 훌쩍 뛰어넘은 이후로 ‘오방신과’며 ‘깊은 사랑’ 까지 그의 활동은 매순간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경기민요 이수자인 고주랑 명창(75). 이희문씨가 소리 배우던 시절의 젊은 어머니가 자주 드셨던 상추쌈과 콩나물무침을 배워 만들고, 그의 냉장고에 늘 상추가 있는 사연도 들려준다. 또 어머니 고주랑 명창은 우리 소리에 반해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던 열여덟 살의 열정을 회상하며, 스승인 안비취, 묵계월 선생과 소리친구 이춘희 선생 등 경기민요 명창들이 사랑했던 꽈리고추멸치볶음과 천엽조림, 콩나물수제비해장국을 차려낸다.

그런데 최근 드라마 ‘구미호 레시피’ 출연과 여러 공연으로 바쁜 이희문 씨가 홀연히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을 찾는다. 옆집이라 해도 족히 수백 미터는 떨어진 산 속 마을을 누비게 된 까닭은 뭘까? 그건 바로 고추장 때문이었다. 우리 소리만큼 우리 밥상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는 그에게 메주 맛이 선명하고 물엿 대신 엿기름으로 담근 ‘옛날 고추장’은 미각을 넘어서는 생존의 문제. 해발 400미터의 산속에서 그가 찾아낸 고추장과 태백산맥 골짜기로 퍼져나가는 그의 ‘청춘가’를 만나본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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