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울긋불긋한 완연한 가을이다. 이제 2017년도 한 달 반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살 더 나이 들어가는 청년들의 고민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청년들의 마음을 꼭 닮은 영화들도 극장을 찾아오고 있다. 공감 백배! 영화와 함께 이 가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 미스테리어스 스킨

어릴 적 기억의 일부를 잃은 브라이언(브래디 코베)은 기억을 되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갈수록 선명해지는 의문 잔상들로 괴로워하던 브라이언은 자신이 외계인에게 납치당했었다고 믿기 시작하고, 그러다 같은 야구팀 멤버였던 닐(조셉 고든 레빗)도 그 날 그곳에 있었다는 걸 기억해내고 그와 함께 기억을 찾아 나서는데...

‘미스테리어스 스킨’(감독 그렉 아라키)이 북미개봉 12년 만에 한국관객을 찾아온다. 두 소년이 어릴 적 함께 겪은 충격적 사건을 마주하는 파격적인 성장드라마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인물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그 어떤 미화나 자극적인 연출 없이 섬세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환기한다. 러닝타임 1시간45분. 청소년 관람불가. 23일 개봉.

 

‣ 아기와 나

군대 전역을 앞두고 세상 밖으로 나갈 일이 막막한 도일(이이경). 하는 일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는 상황에 덜컥 낳은 아기와 결혼을 약속한 순영(정연주)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친구가 사라지고 도일은 남겨진 아기와 함께 그녀를 찾아 숨겨진 진실에 한 발 다가선다.

‘야간비행’ ‘자전거 도둑’ 등 단편영화로 시네필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손태겸 감독이 장편데뷔작 ‘아기와 나’를 들고 극장을 찾는다. 감독 주변인들의 실화를 모티프로 구성된 작품은 갓 세상을 향해 한 발 내딛는 젊은이의 두려움을 가감없이 표현한다. 아픈 청춘이 사회 속에서 겪게 될 편견을 극적인 설정에 얹어 더욱 현실감 있게 녹여낸다. 러닝타임 1시간53분. 15세 관람가. 23일 개봉.

 

‣ 나의 서른에게

포기하기엔 어리고 도전하기엔 너무 커버린 스물아홉, 그리고 반길 수도 밀어낼 수도 없는 ‘곧’ 서른. 남들이 부러워하는 폭풍 커리어의 여인 임약군(주수나)은 애정이 식어버린 듯한 남자친구와 ‘워커홀릭’이라는 주변의 부담스런 시선에 지쳐간다. 스물아홉의 그녀는 과연 곧 다가올 서른을 “안녕?”하며 반길 수 있을까.

‘나의 서른에게’는 누구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나이 ‘서른’을 앞둔 청춘을 조명한다. 커리어우먼 임약군과 자유분방녀 황천락(정흔의), 두 여인의 행복걸음을 통해 관객들에게 힐링을 전달한다. 도전과 안주, 이 땅의 20대 막바지에 다다른 청춘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생각해 봤을 법한 진중하고 심도 깊은 이야기를 사랑스럽고도 재치 넘치게 다룬다. 러닝타임 1시간45분. 15세 관람가. 23일 개봉.

 

‣ 초행

7년차 커플 수현(조현철)과 지영(김새벽), 그들에게 결혼을 생각할 시기가 찾아온다. 미술 강사와 방송국 계약직이라는 현실, 지영 어머니의 결혼 강요와 수현의 복잡한 가정사. 과연 그들은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초행’(감독 김대환)은 결혼할 시기에 접어든 청년을 삶을 소묘한다. 최근 늘어나는 3포세대(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들)에게 공감 가는 스토리로 궁금증을 유발한다. 최근 제70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청년들의 보편적 감정을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러닝타임 1시간40분. 12세 관람가. 12월7일 개봉.

 

사진=각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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