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고백'은 아동학대를 소재로 다루지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은 최소화했다. 박하선은 아역배우에 대한 배려는 물론,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준 감독님과 제작진에게 감사를 전했다.

"제가 그동안 일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부분도 있었어요. 쉬운 신이라 가볍게 했는데 감독님이 OK를 안하시더라고요. '쉬운 신이라고 쉽게하고 있었나' 생각이 들어서 다시 집중해서 했더니 바로 OK가 났어요. 감독님께서 보는 눈이 있다고 믿게 됐죠"

"제가 평소에 나오지 않는 샷도 많이 잡아주셨어요. 다른 얼굴 나오는데 도움이 많이 됐죠. 예쁘게 보이는건 배제하고 오순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또 없는 살림에 야식도 잘 챙겨주시더라고요. 야식에 짜장면, 탕수육은 처음이었어요. 최고였죠(웃음)"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욕심 만큼이나, 느끼게 된 것들도 많았다. 아직 "무엇이 좋은 어른인지는 모르겠다"는 그는 그럼에도 "적어도 아이를 때려서는 안된다"고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엉덩이 정도 때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아이를 낳고보니 정말 못 때리겠더라고요. 때릴데가 어딨다고. 전 딸 아이를 매일 마사지해주는데 그게 절대 멍이 들 수가 없어요. '정인이 사건' 같은 경우에 그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는 것도 너무 화가났었어요"

"사실 좋은 어른이 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사람은 다 이중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적어도 어른이고 부모면 아이한테 폭력을 행사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때리는건 그냥 분풀이죠. 그냥 그들이 어린아이인 것 같아요"

남편이자 선배 배우인 류수영이 대본을 천 번씩 본다는 것을 알고 더욱 노력의 강도를 높였다는 박하선. 이번 '고백'을 준비하면서 밤새워 천번씩 대본을 외웠다. "그동안 뻔한 연기를 했구나" 느꼈다는 그는 "이제는 정말 보면볼수록 새롭다"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의 연기는 산후우울증을 다룬 영화 '첫 번째 아이'와 tvN 드라마스테이지 '산부인과로 가는 길'에서 전하는 또 다른 엄마의 이야기로 만나볼 수 있다. 출산과 육아로 4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그야말로 '열일'하고 있다. 의도치않게 유사한 역할들을 해오고 있지만 박하선은 앞으로 "재미와 메시지 중 하나라도 있다면 장르영화와 독립영화 가리지 않고 다양한 도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많은 분들 공감, 사랑 얻는건 너무 감사해요. 최근 작품들이 생각보다 더 호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근데 좀 무섭기도 해요. 재방송도 많이 하니 주변에서 틀면 나온다고 말하더라고요. 한방에 갈 수 있으니 당분간은 얌전히 연기만 해야겠어요. 또 라디오 생방송을 매일 하다보니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해요"

"작품 고르는건 재미가 1번이에요. 정말 재밌던지 메시지가 있던지 해야겠죠. 한국영화를 찍고 보는 것 다 좋아해요. 액션이나 스릴러도 하고 싶어요. 똑똑한 역할도 하고싶고요. 의사나 검사, 변호사 같은 것들은 한 번도 못했거든요. 또 다음 작품에서는 미혼·기혼 따지지 않고 하고 싶어요. 멜로도 로맨틱코미디도 시트콤도 할 수 있거든요. 가리지 않고 더 다양하게 하고싶어요"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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