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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얼음’ 신성민 “형식에 대한 호기심이 도전정신 자극했어요”

장진 감독이 작/연출한 연극 ‘얼음’이 2016년 초연 이후 약 5년만에 관객들 곁으로 돌아왔다. 고체 상태로 인지되지만, 손에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녹기 시작해 끝내 사라져버리는 얼음의 물성이 두 형사, 그리고 용의자의 관계성과 꼭 닮아 있다. 무대 위에 존재하지 않는 혁이의 실체를 관객에게 제시하는 건 두 형사의 몫이다.

디바이스만 있다면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 심지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을 찾는 수요가 꾸준한 건 바로 무대의 휘발성 때문 아닐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 불황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연극 ‘얼음’의 형사2 역을 맡아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배우 신성민을 만났다.

“대본을 읽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혁이를 형사1, 2가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무대에 이런것들이 구현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굉장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형식의 작품이잖아요. 도전해보자, 싶었죠. 초연이 있다는 건 실제로 (구현) 가능하다는 안전장치 같았어요. 그래서 쉽게 마음을 결정했죠”

형사1이 느긋함과 부드러움 속에 칼을 품고 있다면, 형사2는 감정의 진폭이 상당히 큰 인물이다. 거친 표현도 다수 등장하고 혁이에게 점점 동화되어 가는 심리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신성민은 “처음에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고민이 있었는데 대부분 연출님이 해결해주셨어요”라며 장진 감독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연출님이 직접 쓰신 작품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그림이 명확하게 있으셨어요. 인물의 배경을 공유하고, 특성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사2를 만들어간 거 같아요. 같은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창용, 김선호)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형사1(정웅인, 박호산, 이철민) 형님들도 많이 도와주셨죠”

사건의 본질보다 퍼즐 맞추듯 정황을 엮어나가는 두 형사에게는 권태의 정서가 깔려있다. 하지만 인물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형사2는 어떤 인물로 해석했을지 궁금했다.

“정말 단순무식한 사람이에요. 생각이 많이 없어요(웃음). 저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혁이라고 생각해요. 혁이의 반응에 대한 형사 1과 2의 리액션이 ‘얼음’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캐릭터 보다 상황으로 이 작품에 접근했어요. 물론 배우 입장에서는 형사2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잖죠. 여러가지 장치들을 스스로 걸어놨어요. 왜 취조실에 있는지 어떤 환경을 겪어왔고, 형사1과 어떻게 일을 처리해왔고…. 하지만 이 부분을 관객분들이 알 필요가 없는 거죠, ‘얼음’에서는. 이 작품을 보기 위해 중요한게 아니거든요. 철저하게 혁이에 대한 감정을 따라가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연극은 물론 영화,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는 장진 감독 그리고 정웅인, 박호산, 이철민 세 명의 경험많은 선배들과의 작업은 ‘얼음’이 신성민에게 준 좋은 선물이기도 했다.

“연출님이 배우들한테 뭔가를 전달하실 때는 항상 확신이 있으셨어요. 그런 부분이 굉장한 힘으로 다가왔죠. 믿고 갈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평소에도 워낙 재미있으셔서, 작업하면서 많이 웃기도 했고요. 형사1 형님들도 편하게 대해주세요. 처음에는 나이 차이가 좀 나다보니까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먼저 다가와 주셔서 편한 형동생이 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경험이 많으시니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이 작품을 할때 윤활유로 작용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파크컴퍼니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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