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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미나리’ 한예리 “제2의 기생충?, 우리 영화만의 아름다움 있어요”

전세계가 한예리에 주목하고 있다. 3월 3일 개봉하는 영화 ‘미나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며 오스카 시즌 수많은 상을 휩쓸고 있다.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에 노미네이트 된 ‘미나리’의 중심을 한예리가 잡아준다. 그의 연기 인생에 ‘미나리’가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다.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해무’ ‘최악의 하루’와 드라마 ‘청춘시대’ ‘녹두꽃’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온 한예리가 낯선 미국에서 가족을 이끌며 다독여주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처음 번역된 대본을 먼저 받았어요. 번역이 완전하지 않아서 모니카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없었어요. 빨리 정이삭 감독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감독님을 만나보니 정말 좋은 사람인 거예요. 감독님의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저의 유년시절 이야기가 겹쳐졌어요. 모니카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에요. 감독님이 그런 배우를 원하셨어요.”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들어가지만 감독님이 자신의 어머니 이미지를 부탁하시진 않으셨어요. 제가 생각하는 모니카와 감독님이 생각하는 모니카를 이야기하며 서로 조율했을 뿐이에요. 어렸을 때 부모님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내서 표현하려고 했죠. 저는 감독님이 어머니와 제가 닮아서 캐스팅한지 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저와 감독님이 닮았다는 말을 들었어요.(웃음)”

영화는 모니카와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들은 1970년대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이주민이다. 아칸소에서 병아리 감별사 일도 하고 농사도 지으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대로 삶은 흘러가지 않았다. ‘미나리’에서 이 두 사람은 편견, 갈등 등을 이유로 싸우고 대화하고 공감하면서 가족을 지킬 방법을 찾아간다.

“제이콥과의 관계를 많이 생각했어요. 왜 이 사람 곁에 있는지, 왜 사랑하는 건지. 모니카가 가장 원하는 건 뭔지. 모니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이 사랑이더라고요. 그게 뿌리가 돼서 이 가족을 지탱하고 있었어요. 누구보다 가족의 해산을 바라지 않는 캐릭터죠.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아이들을 보다 나은 환경에서 기르고 싶었고요. 무엇보다 모니카가 제이콥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 관계를 끊을 수 없었죠. 모니카를 연기하면서 이 캐릭터가 제이콥을 사랑하고 이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구나 생각들었어요.”

“주차장 신에서 눈물이 계속 나는 거예요. 한예리는 슬펐지만 모니카는 울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모니카는 그 상황에서 끝을 내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힘들고 제이콥이 다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힘든 것도 담담하게 표현해서 모니카가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미나리’는 오스카 시즌 수상 소식을 끊이지 않고 들려주고 있다.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작품상 포함 10개 부문 노미네이트 등을 기록한 ‘미나리’를 통해 한예리는 아시아태평양 엔터테인먼트 연합(CAFÉ)이 주최한 골드 리스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할리우드 ‘미나리 신드롬’이 일어난 이유를 생각해봤다.

“’미나리’는 이민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의 어린시절이나 엄마 아빠 또는 할머니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는 이런 이야기가 많죠. 미국은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잖아요. 영화에서 한국인 가족이 밖에서는 미국 사람처럼, 집안에선 한국 사람처럼 살아 가잖아요. 그건 어느 나라 사람이든 똑같을 것 같았어요.”

“정체성이 불명확해진거죠. 그 모습을 보는 우리는 부모님이 이런 고통, 고민 속에서 우리를 챙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많은 외신, 이민 기자들, 2, 3세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런 감성이 많았어요. 이 영화를 보기 힘들어하면서도 봐야하는 이유, 자신의 어린시절이 엿보였던 거죠.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마음, 그리고 이젠 부모가 된 우리가 느꼈을 엄마 아빠의 마음. 미국에서는 반응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제2의 기생충’이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한국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하실 수도 있겠죠. 분명히 ‘기생충’과는 다른 영화예요. 하지만 ‘미나리’만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판씨네마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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