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 주인공은 ‘미나리’ ‘노매드랜드’ 그리고 넷플릭스였다.

사진='미나리' 포스터

1일(한국시각)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LA 베벌리힐스 힐튼호텔과 뉴욕 NBC 방송사 본사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티나 페이, 에이미 폴러가 MC를 맡았으며 시상자들은 직접 참석했지만 후보들은 자택이나 특정 장소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참여했다.

외국어영화상 수상 기대를 모았던 ‘미나리’가 트로피를 획득했다.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가 골든 글로브에서 절반 이상의 한국어 대사로 외국어영화상을 연달아 받게 된 것이다. 딸과 함께 등장한 정이삭 감독은 “팀 미나리인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킴, 노엘 케이트 조 모두 감사하다. 부모님, 그리고 와이프가 저기 숨어있는데요? ‘미나리’는 가족 영화다. 언어가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다.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대사 50% 이상이 한국어여서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해 이슈가 됐지만 결국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미나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지명 가능성을 높였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한 ‘미나리’는 3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번 골든 글로브 수상이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인 ‘노매드랜드’는 영화부문 드라마 작품상과 감독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클로이 자오 감독은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 1984년 ‘엔틀’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감독 이후 37년 만에 여성 감독으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제45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 제55회 전미비평가협회 4관왕 등 전세계 유수 영화제 및 시상식을 휩쓸며 극찬 받고 있는 상반기 개봉 예정의 영화 ‘노매드랜드’는 한 기업 도시가 경제적으로 붕괴한 후 그곳에 살던 여성 펀(프란시스 맥도먼드)이 평범한 보통의 삶을 뒤로하고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골든 글로브 2관왕 달성으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유력 후보임을 입증했다.

영화부문 드라마 여우주연상은 빌리 홀리데이 전기 영화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의 안드라 데이가 수상했다. 그는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해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비올라 데이비스, ‘그녀의 조각들’ 바네사 커비, ‘노매드랜드’ 프란시스 맥도먼드, ‘프라미싱 영 우먼’ 캐리 멀리건을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사진='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할리데이' '보랏2' 예고편 캡처, '퍼펙트 케어' 스틸컷,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예고편 캡처, '모리타니안' 스틸컷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故 채드윅 보스먼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넷플릭스 영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오거스트 윌슨이 1세대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바이올라 데이비스)를 주제로 쓴 동명 희곡을 영화화한 것으로 채드윅 보스먼은 데비 역을 맡았고 이 영화가 유작이 됐다. 그의 아내가 대리 수상했고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화부문에서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보랏2)’이 뮤지컬코미디 작품상, 남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했으며 디즈니, 픽사 영화 ‘소울’도 음악상, 장편애니메이션상 등 2관왕 달성에 성공했다. ‘퍼펙트 케어’ 로자먼드 파이크가 뮤지컬드라마 여우주연상,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다니엘 칼루야와 ‘모리타니안’ 조디 포스터는 남녀조연상,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은 각본상, ‘자기 앞의 생’은 주제가상 주인공이 됐다.

사진=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TV 부문에서는 넷플릭스가 장악했다. 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마가렛 대처의 등장으로 혼돈의 카오스가 된 영국 황실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 시즌4는 TV 드라마 작품상, 여우주연상(엠마 코린), 남우주연상(조쉬 오코너), 여우조연상(질리언 앤더슨)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올해 시상식 최다 수상작이 됐다.

지난해 공개돼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도 TV 미니시리즈-영화 작품상, 여우주연상(안야 테일러 조이) 등 2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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